선농문화

1970.01.01 09:33

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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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밤새 내린 비로 피해입은신 곳은 없으세요?
피해는 없으셨겠지만 빗소리 바람소리에 잠은 좀 설치셨겠네요.

예전에는 비가 오면 우산이나 우비 말고도 챙겨야 할 것이 있었는데 바로 고무장화였습니다. 고무로 만든 목이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까만색 장화를 신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발목을 조금 넘게 올라오는 짧은 목에다가 신었다 벗었다 하기 쉽게 똑딱 단추를 달아놓은 제법 근사하게 만든 신사용 장화도 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양복입은 신사들은 그런 장화를 신고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런 장화 구경한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시절에는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동네가 여기 저기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 중에는 공덕동이 그랬고, 장위동이 그런 동네였습니다.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는 진흙으로 팟죽을 쑤워 놓은 것 같은 비포장 길을 걸어 다닐 수가 없었었지요. 그 동네에 살 때는 비가 많이 오면 어머니께서 장화와 우산을 가지고 마중을 나와야 했습니다. 물론 전화가 없던 시절이니 대략 시간을 맞추어 버스정류장에 나와서는 아들이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했었지요.

이젠 장화가 필요한 동네도 없고, 비가 올 것 같으면 한 뼘 되는 3단 접이 우산을 주머니에 넣고 나가면 되는 아이들을 마중 나갈 일도 없습니다. 혹 우산을 잊어 버리고 안 가지고 나갔더라도 휴대전화 덕분에 버스정류장에서 다리 아프게 기다리는 엄마들도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장맛비가 내리는 날이면 버스 정류장에 우산을 쓰고 아들 딸들을 기다리던 많은 엄마들의 얼굴이 정답게 떠 오릅니다.

사봉의 아침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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