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신세대 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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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장병

우울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순금 한 조각 얻으려면 수많은 원광석을 제련하여야 하는 것처럼, 조그만 행복이나 즐거움을 얻는데도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세상살이란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오늘 아침 `신세대 장병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고 타임머신을 타고 30년을 훌쩍 넘어 세월 저쪽으로 달려가 봅니다. 1973년 2월 26일 ROTC 소위로 임관된 우리는 3월 1일부로 소집영장을 받고 16주일 동안 초급장교 기초교육을 받기 위해 포병학교에 입교하였습니다. 

전 부대원이 연병장에 아침점호를 받기 위해 모였습니다.
`귀관들! 정신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아침 점호가 몇 시부터인가?`
`네, 6시 입니다.`
`지금이 몇신가? 벌써 6시 15분이다. 시간을 금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귀관들은 15분이란 시간을 우습게 버렸다.`
`......`
`따라서 오늘 아침 구보는 15분을 더 연장하여 30분간 실시한다.`

다음 날 아침 점호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내무반은 6시가 되기 전부터 점호준비에 부산하였습니다.
`귀관들, 취침 시간인데 지금 뭐하고 있나?`
`.......`
`몇 시까지 취침하기로 되어 있나?`
`네, 6시까지입니다.`
`아직 6시 10분 전이다. 모두 군복, 군화 벗고 다시 취침한다! 실시!`
`실시!`
우리가 모두 모포를 펴고 다시 취침하던 자세로 돌아 갔을 때 기상 나팔이 울렸습니다.

연병장에 모인 우리들에게 교육대장이 말했습니다.
`6시까지 내무반에서 취침을 해야하고, 6시부터 연병장에서 아침 점호를 해야하는 곳이 군대다. 무슨 뜻인지 알겠나?`
그 때 그 시절, `신세대 소위`였던 우리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어제 새벽 총기 난사로 비명에 가버린 신세대 장병들에게 선배로서, 구세대로서 정말로 미안한 마음을 금치 못합니다. 그저 명복을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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