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 3류 아마츄어 축구팀 만도 못한 국가대표팀이 있었다.
감독은 실력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바 없었지만,
용케 인기에 편승하여 감독이 된 사람이었다.
그는 알고 보니 말만 앞세우는,
축구에 대한 체계적인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전력강화위원회를 만들어 조언을 구했지만
그들 역시 무능한 집단이었다.
축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닌데,
그는 다른 건 몰라도 말이라면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말재주를 믿고,
나설 데 안 나설 데를 가리지 않고 나서기를 좋아했다.
그의 선수기용에 관한 용병술은 지극히 편향되어 있었고,
지략과 전술 또한 형편 없었다.
개인기보다 시스템에 의한 조직적인 플레이를 강조했지만
기실 말 뿐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어떤 특정 포지션 선수에게
얼토당토 않는 비밀 임무를 부여하고 있었다.
그는 진중한 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때로는 경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남의 충고에 신경질적인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
황소고집의 독불장군이었다.
더구나 그가 보좌역으로 선발한 수석코치 역시
전혀 함량미달의 과대망상적인 꼴통이었다.
선수단을 내부적으로 결속시켜
능력을 발휘토록 해야할텐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는 덕(德)이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흥분 잘 하는,
참을성 없는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선수들 역시 국가대표선수로써는
도저히 능력과 기량이 미치지 못하는 팀이었다.
국가대표팀이라면 누가 봐도 최고의 선수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했다.
지난 시절, 조기축구를 하면서 감독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났던 사람들이거나, 지방대학팀 출신들이었다.
그들은 최고가 아니면서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었으니 참으로
운이 좋은 편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최고인줄 알고 있었고,
심지어 거들먹거리기까지 했다.
그러니, 그러니 말이다.
그 축구팀이 벌리는 시합인들 오죽하겠는가.
근본적으로 개인기가 형편 없으니 패스고 뭐고,
헛발질에 똥볼을 뻥뻥 차기가 일수였다.
실력이 없으니 반칙만 저질렀고,
방향도 없이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기나 했고,
심지어 자살골도 먹었다.
답답해서 야유를 좀 보내면 관중들을 향해 감자떡을 먹이는,
매너마져 형편없는 선수도 있었다.
이제 그들이 벌리고 있는 시합은 그렇게, 그렇게,
어느 듯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다.
이제 관중은 그들이 형편없는 팀인 줄 알고는
낙담하고 절망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정신을 차려 후반전에서는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아니다. 시간이 빨리 흘러 이 절망적인 시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일단 시합이 끝나야 대표팀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어느 나라의 국가대표팀 이야기이다.

1970.01.01 09:33
어느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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