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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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날개를 팔닥이며 제법 사람을 피해 ....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붙들어 놓을수가 없다.

      이런저런 일로 정신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하얀 찔레꽃들은 어느새 시들어서 볼품이 없어 졌다.

      대신 그 자리를 화려한 장미가 그 요염한 자태를 자랑하며 계절의
      여왕으로 등극하여 그 화려함과 향을 뽐내고 있다.

      봄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길어진 탓인지 탄천에 흐르는
      물의 양이 적어지니 流速도 느려져 물풀이 뿌리를 내리고 무성하다.

      게다가 알맞은 날씨와 들어 맞아서인지 팔뚝만큼 큰 잉어나 붕어들이
      수초에 산란을 하려고 물위에 긴 등지느러미를 들어 내놓고 떼를 지어
      돌아 다니며 요동을 치고 있다.

      아마도 하류인 한강으로부터 맑은 물줄기를 찾아 거슬러 올라 왔을
      고기떼가 어떻게든 제 후손을 남기려는 본능이 암 잉어를 쫓아다니며
      커다란 물보라를 치는 숫잉어 떼들이 몸부림을 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요란스럽기도 하다. 정말 물반 고기 반이다.

      이들을 먹이로 낚으려고 각가지 물새들이 흐르는 물 속을 드려다 보며
      우두커니 세월을 낚고 있다. 눈앞에서 아무리 고기떼들이 펄떡거려도
      새들이 낚기에는 너무나 엄청나게 커서 그림의 떡 인줄을 잘 아는지
      짐짓 애꿎은 깃털 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 붕어나 잉어의 알들이 부화되어 작은 稚魚들이 많아질 것이니 좀
      있으면 이 궁핍한 새들의 삶이 조금은 쉬워지겠지 하는 기대가 생긴다.

      어떤 기러기는 북쪽 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고 여기에서 아예
      알을 낳고 부화하여 드디어 제 아기들을 이끌고 물위로 나들이를 나왔다.
      나를 보자 작은 날개를 팔닥이며 제법 사람을 피해 쏜살같이 도망을 간다.

      조금 하류에 성남市에서 인위적으로 방사하여 잘도 크던 집 오리들이
      있었다. 산책을 나온 모든 시민에게서 사랑을 받아오던 오리들이 근래
      어느날 인가 부터 마릿수가 점점 줄더니 사람이 오면 친밀하게 다가
      오던 이들이 이제는 경계하듯 꿈쩍도 하지 않는게 아닌가.

      아마도 이를 관상용으로 보지 않고 어느날 오리고기로 보기 시작한
      어느 사람이 밤마다 몇 마리씩 잡아다 가까운 모란시장에 팔거나
      잡아 먹어 버린 모양이다.

      닭이나 오리는 밤이 되면 잡아도 적극적으로 도망을 안가고 그냥
      고스란히 잡혀가고 만다고 한다. 횟대에 앉은 잽산 닭들도 밤에 쥐가
      항문을 갉아 먹어도 그냥 `꾹 꾹 꾹` 소리를 내며 가만히 당하고
      만다고 들었다.

      이 소식을 들은 인근에 사는 산책 주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오리를 보려고 일부러 먹이를 가지고 이들이 있는 곳까지 가 보곤
      한다는 주민들이 많았다.

      요즈음 살기가 너무 힘이 든 탓이겠지만 이 오리들을 보며 위안을 얻었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을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05년 6월 1일 Skylar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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