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면,
봄을 예찬하던 꽃들은 열매 맺기에 분주하고,
연초록 보드라운 잎새 짙푸른 녹음되어 숲을 이룹니다.
라일락 진한 향기 온 몸을 휘감아 돌고
빨간장미 햐얀장미 담장에 올라 초여름을 부릅니다.
은은한 찔레꽃 향기에 벌나비 찾아들어 미소짓구요.
산철쭉 군락지마다
연분홍 이야기 정겹게 구비구비 능선을 넘고,
꾀고리, 산까치가 분주하게 먹이 물어 둥지에 나릅니다.
여치와 베짱이는 몸집 불리기에 비지땀 쏟고,
고사리, 취나물 채취하는 아낙 손끝에 가족사랑이 피어납니다.
녹음 우거진 오월에
가족과 함께, 정다운 연인과 함께, 다정한 친구들과...
산 속 숲길 따라 천천히 걸어보세요.
코 끝에 전해오는 상큼한 나뭇잎내음에
맑아지는 머리, 짜르르 핏줄타고 흐르는 시원함을 느낍니다.
잠시 오르던 걸음을 멈추고 목을 젖혀 위를 보세요.
짙푸른 잎새들 사이로 간간이 파란 하늘이 보일 뿐입니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의 마음에 정서적 안정을 줍니다.
잎새 파릇 돋아나는 춘삼월도 좋고,
만개한 꽃들이 잔치하는 사월도 좋지요.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않좋은 날 있나요?
그런데...... 오월은 싱그러워 좋습니다.
꽃 한 송이,
나무의 잎새,
졸졸졸 흐르면서 만물을 키우는 계곡의 물,
바위를 파랗게 덮은 이끼,
조그마한 돌멩이 하나,
이름모를 산야초,
이리저리 뛰어노는 풀벌레,
얼마나 소중한 우리의 친구들인지 모릅니다.
멀리 불란서에서 찾아온 친구.
이국의 친구에게 우리 전통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읍니다.
찾아간 곳은 해남 땅끝마을
참으로 싱그러움의 오월이
우리에게 축복처럼 모든걸 선사 했읍니다.

茶 는 마음입니다.

4월에 그것도 곡우 전에 따서 制茶한 우전차. 다섯번을 우려내서 마시고
다음에는 밥 지을때 넣어서 잎까지 먹는다. 마시고난후 잎의 형체에 건강함이
오롯이 살아있어 건져서 인쇄된 잎옆에 놓아 보았다. 그대로다.

黎明에 자태를 뽐내는 봄꽃의 미소 수줍은 웃음으로.


새벽의 茶園이 청아함을 내 뿜는다.

새순의 여린 모습이 참으로 신선하게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바로 이런잎을따서 한잎 한잎 손으로 비벼고 말리는 작업을 한다.

청정계곡의 연못에서 소리 공부도 하고.

대흥사 일지암 여염 스님의 형님이 차밭을 일구시며 사는 집.

간 밤에 억수로 쏟아지던 빗줄기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수련

새벽 안개가 온통 차밭을 껴안고 어루만지고 떠나지를 못한다.

따끈한 황토방에서 호롱불켜고 밖에 내리는 빗소리가 초가잎에 스며드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따로 仙界가 있겠는가?

해남 두륜산 동쪽 자락, 하루에 세번은 되돌아보며 살라는 삼성 마을의 저수지 산책

간 밤의 비로 물은 흐렸지만 그곳에 透影되는 풍광이 아름답다.

制茶室 에서 직접 살찌고 어린잎을 한잎 한잎 손으로 따서 가마솟에 덖고
비비고 말려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함께 나누는 행복이 기다립니다.

茶園의 멍석에 앉아 차밭을 내다보며 마시는 雨前茶의 맛..


밖의 두륜산은 산 허리에 운무를 드리우고 어서 오라 손짓합니다.

시작굿 얼쑤, 휘모리 장단, 자진모리 어흐~~~,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신나게 사물놀이로 다원의 마지막을 보냈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