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부음에 붙여 이른 새벽 스산한 공항에내렸다. 열사흘 비운 일터엔 아무일 없겠지 하며... 전선 타고 떨려오는 친구 석자의 부음 소식 해동에 터진 수도물이 흥건한 곳에서 들리는 애타는 목소리는 세상 떠난 영혼들이 남기고 싶었던 말 같아 울컥 넘어오는 뜨거운 것 목을 삼킨다 한 줌의 먼지 되는 무정한 길 영원한 이별의 슬픈 통과의례 굽이굽이 강물도 내 맘속에 흐느낀다 오늘도 그 푸른 강 속으로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은 세상을 하직한 영혼들의 마지막으로 남기는 인사의 손짓 같아 온몸으로 잡아 보지만 빈주먹만 움켜지는 서러움이여. 친구 석자가 하늘 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들은날 그녀가 졸업후 얼마 안되어 스칼라 극장옆에 양장점을 내어 내옷을 만들어 주던 손길이 문득 생각 났다 하이얀 얼굴에 배실배실 웃음을 띄우며 나에겐 까망 나팔 바지와 검음 바탕에 빠알간 장미가가득 들어간 멋진 웃도리를 만들어 주면서 흐뭇한 표정을 짓던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되어 눈에 아른 거렸다. 오년전에 이사하면서 아끼던 이 옷을 비교적 새 옷이기에 시골로 보내 버렸다. 그때 망설이며 입지도 않는 옷이면서도 만지작 거리던 생각이 났다. 언젠가 만나면 이 옷 네가 만들어 준거야 하면서 내 밀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 그 옷을 간직했어도 이젠 그녀에게 전해줄 길이 없다. 마음 달래고픈 생각에 좋은글과 그때 함께듣던 음악을 다시 듣고 싶다. 석자야!! 무심한 나를 야단치렴.. 그리구 정말 잘 가거라.....^^ㅜㅜㅜ 賢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