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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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의 '선암사' -



설악의 가을은 이미 떠날 채비를 마쳤다.

그러나 선암사의 가을은 계절의 끝자락에 앉아 아직도 갈 곳 몰라한다.

나도밤나무.사람주나무.팽나무.굴참나무가 울긋불긋 물든 가운데

서어나무만이 여름내 푸르렀던 옷을 벗어던지고 나목(裸木)으로 변했다.

깊어가는 가을 선암사를 찾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선녀가 목욕하고 하늘로 올랐다는 승선교(昇仙橋.보물 4백호)아래로

맑은 계류가 흐른다. 상수리.동백.단풍.밤나무는 떠나는 세월을 아쉬워 하듯

마지막 숨을 토하며 온몸을 불사른다.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이어지는 굴목재 숲길을 넘다 보면 주절 주절 흘러나오는

가을의 전설을 가슴 한가득 담을 수 있다.

조계산(8백84m)은 정상을 경계로 동쪽에 태고종의 본산인 고찰 선암사와

조계종의 승보사찰인 송광사를 품고 있다. 옛부터 경관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한, 사찰을 잇는 산중통로를 늦가을 정취를 찾아 떠났다.

청량한 물소리, 고운 산새의 지저귐, 만추의 자태를 뽐내는 나무들이

친구하는 정겨운 산행길이다.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방법은

선암사~굴목재~송광사 코스 약 7km 의 아름다운 오솔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1시간 정도 비탈길을 올라서면 선암사 굴목재에 도착하고 오른편 능선은

배바위를 거쳐 조계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썩었다 하면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썩어야 또 다른 생명이 움트고 수백 배 수천 배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보았다. `썩고 있다`, `죽었다`, 싶을 때

바로 그때가 새 출발의 싹을 틔우는 시간임을....

놀라운 자연의 이치, 생명의 신비인것을....



선암사는 `산사`의 모범답안같이 청정하고 아름답다

적적한 산골 속 절이요, 쓸쓸한 숲 아래의 중일세. 마음속 티끌은

온통 씻어 떨어뜨렸고, 지혜의 물은 맑고 용하기도 하네`



신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승선교(보물 400호),

승선교 사이로 보이는 강선루의 아름다운 자태

`승선교는 단풍 속에서 바라다보아야 더욱 좋다. 이가 시리도록 찬 냉기가

선뜩한 속에 붉게 물든 단풍이 산석(山石)에 붉은 기를 수놓았다.

푸른 이끼 가득한 홍예 다리가 설빔한 아이처럼 홍의녹상(紅衣綠裳)한 채로

다소곳이 거기에 서 있다. 바람 소리 물 소리 속에 단풍으로 단장한

여인처럼 거기에 그렇게 서있다.`

작은 무지개다리에서 큰 무지개다리로 이어져 강선루에 이르는 길은

강선루로 직접 통하는 큰 길이 생기기 전 선암사에 이르던 옛길이다.

이 길로 들어서야 비로서 반원형의 승선교가 물에 비치어 완전한 원형을

이루며, 강선루가 이 원 안에 들어앉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긴 알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의 삼인당(천연기념물 4호),

도선국사가 축조했으며, 그 유래는 뒷산의 龜峰이 거북이 형상이므로

거북이에게 필요한 물을 주기 위해서 연못을 조성하고 그 가운데에 거북의

알을 상징하는 섬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거북에게는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알이 없을 경우

자손이 끊기는 것을 의미하게 되며 이에 따라 거북에게 자손을

이을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 주기 위해 섬을 만들어 비보하였다고 한다.




선암사 추녀끝에 매달려 청아한 소리를 내는 풍경 소리는 이승의 소리가 아닌듯...



아름다운 장원으로 들어가기가 미안할 정도로 조계산의 늦가을은 황홀했다.



녹차밭

삼인당에서 일주문으로 오르는 모롱이에는 짙은 녹음과 어울린 야생 차밭이

펼쳐져 있으며, 중간 중간 어느 부도비의 잔재인 듯한 조각들을 볼 수 있다.

측백나무, 전나무와 갈은 키 큰 나무들 아래 나직하게 자리잡은

이 차밭 말고도 경내 뒤편에는 더 큰 차밭이 있는데, 선암사의 차는

다인들 사이에서 맛과 향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깊은 해우소(화장실)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건축 양식으로 지은 뒤깐

해우소는 워낙 깊어 한번 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밑으로 빠질까봐 속이

울렁거린다'며 겁을 낸다.



억새의 향연도....



내 맘도 붉게 물들었다오.



만추의 자태가 아름답다.



조계산 등산로



은행잎



천불나한 이시어 어서 일어나 혼탁한 세상을 환히 비추소서



비사리

일곱가마의 쌀로 밥을지어 이곳 비사리 에 퍼담아 공양했다고 하니

송광사의 규모가 어떨지 짐작 된다.



송광사



아름다운 부교



고개를 넘어 5분여 내려가면

굴목재보리밥집(754-3756.순천시 송광면 장안리)이 있다.

특히 집에서 담근 탁주 한사발은 고개를 넘어온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제격이다.

賢앎






  • 올리브 1970.01.01 09:33
    완벽한 사진, 완벽한 음악, 완벽한 글을 보았습니다. 지금 당장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게 만드시는군요. 잘보고 잘 듣고 잘 기억하겠습니다. 내년에는 꼭 한번 가볼 겁니다. 저는 28회 김영애입니다. ^^
  • 조지명 1970.01.01 09:33
    지난 봄에 갔을때는 동백과 매화가 흐드러 졌었지요.승선교는 수리중이라 흉물스럽게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말끔히 고쳐 싱싱한맛을 보여 주더군요. 올리브 후배님!! 언제가도 그곳은
  • 노복길(35) 1970.01.01 09:33
    순천에 3년 근무하며 조계산 송광사를 오르던 기억이 생각납니다.높지는 않지만 운치 있고, 분위기 있는 명산,명찰들이라 가끔 문득 가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곳입니다.개인적으로 조형미와 절제된 자태를 보여주는 송광사를 좋아합니다.사진,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 김윤종 1970.01.01 09:33
    어제도 산에서 말씀드렸이 조선배님 여행기 계속 잘 읽고 있읍니다. 워낙 좋은 사진에다가 名文章이시라 나중에 모으셔서 출판을 하시라 부탁드립니다. 계속 잘 읽겠읍니다.
  • 조지명(13) 1970.01.01 09:33
    영남 알프스에서 後尾를 책임지는 든든한 모습 보며, 참 봉사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윤종 후배님 이 우리곁에 있음이 자랑 스러웠지요.산행기 카페에 올려 놓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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