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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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거운가요 여행이 힘이되지요

이 시간에도 누군가 먼 곳으로 가고 또 오고 있다.

항구와 철도역과 공항과 터미널로 가며오며 일으키는 바람 냄새를 맡으면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머리가 쏠리고 혼이 꺼들려간다

. 갈 사람은 가고 돌아온 사람은 가을 속으로, 삶의 진창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는 시간이다. 그러다 문득 마주친 일터 유리창을

거울삼아 지난 여름의 흔적을, 내 몸, 내 영혼에 새겨온 먼 곳의

햇빛과 바람과 구름의 자취를 은밀히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 그러다 문득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다. 지금 나는 이전의 그 사람인가.

지금 내가 속해 있는 곳, 여기는 이전의 그 세계인가


언제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대평원을 지나 모스크바까지 가보고

싶다는 꿈을 조금이나마 꾸게 해 준 울란바토르에서 이르쿠츠크까지의

기차 여행은 추석 연휴의 황금같은 시간으로 나에게 닥아왔다

그리고 그 비몽사몽의 길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것은

조금 맛본 이틀간의 철도여행이 느리게 내삶의 한구석을 깊숙히 후벼파며

나에게 내 일터가아닌 곳에서 나를 흥미롭게 들여다 볼수있게 함이다.


저녁 8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오른다. 마흔 여덟시간의

침대차 손님으로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이르쿠츠크로 가는 열차니,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열차가 아니라

횡단 철길의 일부를 지나는 기차를 탄 셈이다.




몽골 마지막 역 인탄 뷰라크 역사

이곳에서 선로 변경하고, 출국수속하고, 드디어 시베리아로 달린다



내가 탄 기차는 10호차이다



48시간, 만 이틀을 이 열차에 몸을 실고 시베리아 벌판을 헤메다.



끝없이 이어진 선로따라...



1891년도에 기공되기 시작한 시베리아 철도가 지금도 달리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외부



시베리아 횡단열차 내부



이곳이 바로 몽골과 러시아의 접경지대로 사진 찍었다가 혼나고 필름 뺏길뻔.



러시아의 첫관문 인 나우스키 역사,

한동안 달리던 열차가 덜컹 하고 멎는다.

러시아의 국경 역인 나우스키 역이다. 이곳에서 러시아 입국 수속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 장시간 여권 심사, 외화 보유액, 노!! 포토!!등 끔찍한 심사를 받고

울란 우데를 거쳐 시베리아의 파리라는 이르크 츠크 로 들어갈수있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시베리아 횡단 철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콩닥인다.

침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 문득 차창 밖을 보니 셀레는 모습의

얼굴이 나를 마주보고 있다.

나는 잠시, 그 낯선얼굴이 나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어리둥절해 한다

. 여행에서는 자기 자신까지 객관화 되는 것일까?

또 다른 내가 나의 여행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 속에 스르르 잠이 든다.

기차는 달리고, 잠은 쏟아지고, 잠 속에 온갖 상념은 꿈처럼 날뛴다.

호수와 초원이 펼쳐지고, 목초를 베는 사람들이 지나가고,

호수 너머로는 길게 이어진 산맥이 지나간다.

아니 그것들이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나가는 것이다.

그림 같은 풍경이다. 일순간의 마주침, 그러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 스쳐 지나는 그것들을 보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길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시베리아 벌판의 보름달



추석 전날, 기차에서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며



기차에서 맞는 추석날 아침 일출



이르크 츠크 역 앞을 다니는 전차



술만드는 증류 기



앙갈라강. 유속이 1분에 6~ 7m 장마철 홍수질때처럼 빠르다.

바이칼 호수의 물이 모두 이곳을 통해서 북해로 나가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 건설에 가장 공이큰 알렉산더 3세의 동상



이르크 츠크 시내 성당과 앙갈라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1693년에 설립된 러시아 정교회 즈나멘스키 수도원



정교회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역시 노!! 포토!! 후랏쉬없이

사람눈 속여가며 뒤에서 몰래 촬영한 죄값 언제, 어디서,어떻게,

받을 것인가... 한두번 죄를 지었어야지...



이콘, 성화가 분위기를 경건하게 ...



혼신을 다해 기도 드림



성당내부



반주없이 부르는 성가대, 너무나 아름다운 하머니를 들려줘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천상의 목소리가 이곳에도 있었다.



밀레의 만종은 아니고, 마음이 가난하고, 죄진자여 다 내게로 와서

깨끗이 죄를 용서받고. 사랑의 마음을 받아 가소서 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종의 줄을 당기는 수녀의 모습,



짜르 러시아 황제에 맞서 혁명을 일으킨 귀족 데카 브리스트 ,

즉 12월 혁명당원인 트루베츠코이 부인 에카테리나 무덤.

이 부인은 시베리아에 고결한 헌신과 사랑의 실천을 보였다해서

신혼 부부가 주말이면 꼭찾아 꽃다발을 놓고 간다.

1800년대 이곳은 유형지로서 실패한 쿠데타 주모자인 남편을

따라와 헌신적으로 보살피며,귀족사회의 엘리트식 교양과 학식을

이곳에 심어주었다해서 추앙받고 있다.



시골 성당 내부



카자흐스탄 성당







눈 썰매



아름다운 창문



바이칼 가는길



자작나무 숲길을 산책 해 본다



바이칼호수 이정표



다차 , 주말 농장



농가의 농기구들



호수의 운무

호수의 나이로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고, 가장큰 바이칼의 아련한 모습



일출



추석 대 보름달을 바이칼에서...



여기서 사우나하고 바이칼로 잠수하고, 그것도 영하의 날씨에 세번이나....

자작나무 잎으로 엮어진 빗자루로 물을 적셔 온몸을 두드린다

혈액순환된뒤 호수의 차가운 물에 뛰어든다.

머리끝까지 물속에 담구고, 달빛으로 옷을 입는다.



바다같은 호수를 내 맘에 가득 담아 저 물 처럼 여유로운 삶을

엮어가기를 수도없이 빌었다.



그저 마음이 탁 트인다는 생각외엔 ...





선장과 안내인과 함께..북조선 탈북자로서 11년째 무국적 상태임,

그의 지나온 세월을 들으며 함께 울었다.

내가준 조그만 성의에 그의 가족을 향한 용기가

꺽이지 않기를 빌어본다. 가슴이 싸아해진다.



한시간 반을 호수 상류 중앙으로 나가서 336개 강이 합수된 물을 길어 먹어본다.

시베리아의 푸른눈, 성스러운 바다라 불리는 바이칼은

세계에서 사람이 마실수 있는 가장 깨끗한물을 가진 보물 창고이다.



쌀쌀해도 물에서 수영하는 러시아 사람들



바이칼에만 서식하는 오믈 이라는 물고기. 보드카와 담백한 오믈도 시식.



호수 지도. 수심 1620m, 길이 636km, 평균 너비48Km, 지표상의 담수

5분지 1을 수용한다. 336개의강이 합수, 그리고 단한개의 앙갈라 강을 통해

북해로 흘러간다. 연어, 철갑상어,오믈, 물범등이 서식하고 있다.



호수 주변 단풍

賢앎


  • 향기 1970.01.01 09:33
    그 새 울란바토르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여행을 하셨다구요?
    기차 찻창으로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낯 설어하던 기억을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정말 여행은 "자신과 자신을 둘러 싼 환경"을 객관적으로 다시금 보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저도 기차를 타고 호수와 초원을 지나고 산맥들을 스쳐가며 달빛도 받고 여명도 맞으며 먼 길을 달려가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 언제나 1970.01.01 09:33
    가보고 싶어하는 시베리아벌판과 바이칼 호수를 이렇게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저의 꿈도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후배 1970.01.01 09:33
    항상 건강하시어 더 많은 여행지 보여 주세요.
  • 무궁화 1970.01.01 09:33
    빨간 웃옷과 회색 머리에 쓰신 모피 모자(이름이 뭐였는데...)가 너무 잘 어울려요. 시베리아 평원만큼이나 넓어졌을 선배님의 내면의 세계가 부럽습니다. 자작나무 숲의 아기자기함이 한 편의 시를 들려줄 듯 합니다. 실행에 옮기시는 용기가 부럽고 글도 좋고 사진도 좋고.... 저도 완전한 새로움에 던져져 보고 싶습니다.
  • 조지명 1970.01.01 09:33
    아마도 모두 후배님 들 이시겠지요? 새해에 하고 싶은 일들 모두 이루시기를...매일 시간에 쫒기며 사는 우덜 , 지금이 내가 가장 젊은 시절,이때다 하곤 계획하고 후회 안하리라 하는 삶이 성공된 나의 삶이라 혼자 자부 하지요.고맙습니다.졸필 사진 보아주고 읽어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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