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만과 겸손 *

by 영오기 posted Jan 01, 19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 선비가 나룻배를 타고 건너는데 갑자기 폭풍이 불어 닥쳤다.
배가 심하게 흔들리자 겁에 질린 선비의 얼굴이 새하얗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사공이 무서우냐고 묻자 선비는 그만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서 선비는 사공을 향해 허세를 부리기 시작했다.

`사공 총각! 당신 혹시 논어를 읽었소?`
`아니오. 들어보지도 못했는데요.`

`참, 한심하군! 남자로 태어나 논어를 모른다면 1/4은 죽은 생명이요.

그렇다면 맹자는 읽었소?`
`아니오 그것도 처음 듣는 소린걸요.`

`허허 큰일이군! 그렇다면 당신은 반(半)은 죽은 목숨이요.
어떻소? 혹시 시경은 알고 있소?`
`미안합니다. 그것도 처음 들었습니다.`

`이거 정말 큰일이군! 그렇다면 당신은 3/4이나 죽은 생명이요.
` 폭풍은 계속 불었고 배는 더욱 흔들렸다.

잠시 후 이번에는 사공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선비님, 혹시 헤엄칠 줄 아십니까?`

`아니오, 난 공부하느라 헤엄같은 것은 배우지도 않았소.`
`그렇다면 당신 목숨은 완전히 죽은거나 다름없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사공은 강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 배는 물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Romance - Steve Barakat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