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나우강의 잔물결

by 도치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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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음악은 이바노비치도나우 강의 잔물결(관현악판)입니다.





섬진강 .....詩. 김용택

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 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 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물가물 살아나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만 남아

빛나는 별들같이 눈 떠 있고,

짜내도 짜내도 기름기 하나 없는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 데 박고,

날릴 불티 하나 없이 새벽같이 버티는 마을

등불 몇 등 같이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새벽 강물에 눈곱을 닦으면,

우리 이렇게 그리운 눈동자로 살아

이 땅에 빚진 착한 목숨 하나로

우리 서 있을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