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위에 내린 눈물.

by siskin1004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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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42680F;height:23;Filter:Shadow(color=#C4E693,direction=125);`> 작은 이름 하나라도 - 이기철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 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나는 ....................

아직 꽃망울인 채 길가에 늘어선
청풍 벚꽃 길을 엄마와 함께 달렸습니다.

혼자 부르시는 노래 가락에
알듯말듯한 아픔이 묻어납니다.

나도 몰래 울컥대는 울음을
남한강 물위에 토하며 웃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숨이 멎을 듯 눈부셨던 꽃비로
흩어져 살던 이들을 불러 오듯이

여자이셨던 엄마의 그리움에도
연분홍 꽃비가 쏟아졌음 좋겠습니다.

..................2004.3.30 siskin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