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skin`s Cafe로.... 고요한 귀향..........片雲 趙炳華님 이곳까지 오는 길 험했으나 고향에 접어드니 마냥 고요하여라. 비가 내리다 개이고 개다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다 폭설이 되고 폭설이 되다 봄이 되고 여름이 되고 홍수가 되고 가뭄이 되고 가을 겨울이 되면서 만남과 이별이 세월이 되고 마른 눈물이 이곳이 되면서 지나온 주막들이 아련히 고향은 마냥 고요하여라. 아! 어머님 안녕하셨습니까.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조병화님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세상 어지럽게 많은 말들을 뿌렸습니다` 다 잊어 주십시오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다 잊어 주십시오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밀 한마디 `당신의 사랑의 은혜 무량했습니다` 보답 못 한 거 다 잊어 주십시오 아,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다 잊어 주십시오. 헤어져야 할 날이....조병화님 이젠 새로 만나서 사귀는 것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아진다 쉬이 헤어져야 할 날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일들 하나하나 떠나가고 앞으로 나도 떠나가야 할 날들 짐작하면서 이젠 새로 만나서 정드는 것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앞서진다 쉬이 헤어져야 할 날이 있기 때문이다 정들면 정들수록 그만큼 슬퍼질 것이려니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그만큼 가슴 아파질 것이려니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그만큼 눈물 많아질 것이려니 아, 이젠 서로 만나서 사랑하는 것이 기쁨보다도 슬픔이 많아진다 쉬이 헤어져야 할 날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죄와 벌....조병화님 한량없이 시를 담아올려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이 무한 아, 이 무한을 다 퍼올리면 나에게도 휴식이 있을는지, 퍼올리면 올릴수록 더 맑게 깊어지는 이 외로움 이 외로움은 무슨 벌인가요 보이는 것이 무한한 하늘, 충만한 것이 무한한 시간, 다 풀 수 없는 것이 무한한 허무, 나는 이곳에서 생존의 무기수올시다 사형수보다 무거운. 남남.....조병화님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지로 새에서 새에로 꽃에서 꽃에로 샘에서 샘으로 덤불에서 덤불에로 숲에서 숲에로 골짜기에서 골짜기에로 네 가슴의 오솔길에 익숙턴 충실한 네 산지기였으면 했다 그리고 네 마음이 미치지 않는 곳에 둥우릴 만들어 내 눈물을 키웠으면 했다 그리고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