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풀의 노래>

by 마른 풀의 노래 posted Jan 01, 19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마른 풀의 노래>


악기는 속이 비어야 소리를 낸다네

가벼운 민들레 홀씨가 멀리 간다네

갈대는 바람 따라 흔들리며 겨울을 나고

잎 다 버린 나무가 겨울을 견디는데

꽉 채우려고 애쓸 것 없다네

사랑 하나면 살 수 있는 세상에

많이 가지려고 애쓸 일 아니라네

물기 버리고 욕심 버리고

속도 비우고 있다네

마지막 고운 소리 내려고 다 비우고 있다네


<하루를 살아도 십년을 살아도>에서

LA에서 활동하는 이홍자(22회) 동문의 두번째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