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가을을 보내면서...

by 권일강(15회) posted Jan 01, 19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을 보내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진 날들

장대비가 쏫아지고

태풍이 불고

그것도 산사태와 홍수로 할퀴고,찢겨진 반도.

하늘은 어둡고 무서운 번개의 섬광만이

우리의 마음과 가슴을 압박 했던

그 지루했던 장마의 날들

태풍 뒤에 태풍 또 비,

여름 같지 않은 여름은 지구의 변신인가?

아~~ 가슴아픈 우리의 님들은 한없이

눈물을 흘렸고 또 흘렸어도,

그래도 비는 무심하게 내리고

야속하게 내렸던

지난 계절의 여름 날들.

한가위 보름달 휘영청 밝은 밤

우리의 님들은

무수한 별들 바라보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추석 잿상에 새옷 입고

새양말,새구두,한번 신어보는

뿌듯한 바램과 설렘을

그리움으로 보낸 그런 추억의 한가위밤

그러나 이 계절

반짝이는 별과 둥근 보름달의 동경도 흘려보내고,

화려한 단풍잎의 기쁨 뒤에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계절의 가을날들,

삭막함 속에서 따뜻했던 우리의 삶이 그리운 탓인지

올 가을은 유난히 지나간 추억과

친구들이 그립다.

그러나

자연과 우리의 삶에는

어쩔 수 없이 변화하고 있다

오늘은

비는 내리지는 않고,

어두움과 슬픔도 없다

선선한 가을 바람만이 풍성한 가을만 재촉하고 있다.

이 가을 하늘은 그때

그 추억과 그 시절과 같이 푸르다

그리고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들과 둥근 달이 떠있고

들판에는 고개 숙인 벼이삭이 옛날만큼 충실하며

온갖 곡식과 과일이 풍성하다

언제 그런 슬픔이 있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이 가을은 한층 더 빛나고 있다

가을아! 가을아!

그대 진정 기쁨이

항상 오늘만 같아다오!

가을을 보내는 들녁에서...

일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