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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눈시린 눈꽃산을 오르다가
눈속에서 길을 잃었던 우리는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들고
눈길을 헤쳐나간다
산행 경험과 장비만 믿고
산의 정상에 오르기 위하여
가장 짧은 코스를 찾아 직선으로만 오른다
산행의 경로(선)가 출발점과 도착점에 종속되어
진정으로 산과의 관계맺음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눈사람 또는 산사람이라면
지도와 나침판도 없이
오직 산새와 산바람, 산냄새 그리고 눈꽃들
또는 산짐승들의 발자국과 배설물의 흔적등 으로
산과 감응을 주고 받으며 눈길을 헤쳐나간다
산은 그렇게 원래 매끄러운 공간이었다 !
그는 한 점 한점 위치를 점하고 발길을 옮기는것이 아니라
산 공간 전체를 점유하고 촉감적으로 느끼는 방식으로 눈길을 찾는다
그에게는 출발점과 도착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선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다
눈길 주변의 자연과 관계맺으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매끄러운 눈길 속에서 탈영토화하여
탈주선을 그리는 것이다 !
우리들은
위선과 경선으로 척도화된 좌표(지도)를 가지고
눈사람의 매끄러운 삶의 공간을
홈이 파인 산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모든 산을 멀든 가깝든 하나로 통일하고 단일한 척도로
거리와 방향 형태등을 계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최첨단 컴퓨터와 인공위성등에 의해
어느 위치든 파악할수 있는 동시에 공간전체를 점유하는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매끄러운 공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홈이 파인 공간이 매끄러운 공간으로 재구성된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눈사람의 매끄러운 공간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우리들의 홈이 파인 공간이 좋은 것인가 ?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닐까?
눈사람의 삶의 공간이었던 매끄러운 공간에서는
그것에 적합한 삶과 실천을 창조하고 창안해야하고
우리들의 홈패인 공간에서는
다시 매끄러운 공간으로 만들어 살아가는
삶과 실천을 창조하고 창안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삶으로 우리들을 촉발하고 그런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변용(affect)시키며
그럼으로써 이미 다른 하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