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에서 어쩌다 마주친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녀에게로 가서
친구가 되었다
그러므로써 그녀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몸짓이 되었다
시선들이 집중된 원탁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나에게 와서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학창시절의 기억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 만을 그리고 지우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상처
같은 것 만을 우리의 소망과 욕망에 따라
차이나게 반복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친구-되기에 흠뻑 취해
그는 관심어린 시선을 갖고 나를 보며
나는 그의 타오르는 시선 안에 들어갔다
친구-되기란 `학창시절의 친구로 돌아가는 것` 이다
그러나 나의 기억속에 있는 학창시절이 아니라
현재 서로간 촉발 변용하면서
새롭고 새로운 우정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미녀와 야수`와 같이
그녀가 울에 갇힌 야수의 두 눈에서 슬픈 눈빛을 보았다면
야수의 눈 대신에 그의 추억어린 시선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들 자신의 시선임을 부인 할수 없다
2002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동창회를 위하여 애쓴
반갑고 그리운 시선들에게
다른 모든 얼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25주년 29회 동창회를 갔다와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