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조주오
작성일 : 2002/06/07 12:00
출 처 : 17회 게시판에서
이책은 우리 17회동창 이종욱 박사가 쓴 책입니다
저자 소개는 나중에 상세히 올리 도록 하고
오늘은 먼저 저자의 책머리 얘기를 살피기로 합니다
이 책은 제로베이스( zero-base ) 에서 다시쓰는 신라 역사 이다.
지난 1백여년간 한국사학이 민족과 실증을 화두로 하여 만들어낸 신라역사의
높은 벽을 넘어, 김부식.일연이 만든 벽을 넘어,
새로운 마당에서 신라인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사실을 밝히는 신라의 역사이다
새로운 이론은 기존의 이론을 부정.포기하여 만들어 진다.
이책은 그런 책이다.
신라는 한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 한 위치를 차지한 나라이다.
신라의 형성과 발전,백제.고구려를 평정한 후의 대평화 그리고 왕국의 붕괴로
이어지는 역사 전개과정의 역동성이 다른 어느나라의 역사 못지 않게 극적이기에
흥미를 끈다.
고려.조선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신라가 남긴 역사적 유산 또한 주목된다.
신라는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기 지속의 역사를 가졌다.
신라의 역사는 지석묘를 축조하던 사로6촌 촌장 사회로 부터 시작 되었다.
최근의 조사 결과 경주의 지석묘는 늦어도 기원전 12세기,
또는 그이전에 축조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권력자의 등장을 말해주는 지석묘의 축조 시기부터 보면
신라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셈이 된다.
필자는 이같은 신라의 역사를 두 시기로 나누어 각기 한권의 책으로 쓰고자 한다.
1권에서는 촌장사회에서 성골 왕 시대까지의 역사를 다루기로 한다.
이는 왕국의 성장과 정치.사회.문화를 포함한 사회체제의 누층적 편제 과정에대한 역사가 된다.
2권에서는 삼한통합에서 신라의 멸망까지의 역사를 다루기로 한다.
삼한 통합결과 신라는 삼국중의 한 나라가 아니라 대 신라 왕국이 되었다.
대신라의 역사는 대통합에서 분열로 이어지는 붕괴과정에 대한 역사 이며
누층적으로 편제된 사회체제의 붕괴과정에대한 역사가 된다.
`신라의 역사`를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지금까지 신라의 포괄적 의미의 사회체제에대한 통사(通史)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가르치고 배워온 신라의 역사에 대한
반성에서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교육 되어온 신라의 역사는
1945년 이전 일본역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구조를 해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책은 현대 한국 사학의 기존관행을 버리고
신라의 역사 전체를 초기화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이 된다.
이를 위하여 사료를 새롭게 해석하고,
인류학.고고학.사회학의 연구성과와 그이론을 통하여 비교사 적인 관점에서 구상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무엇을 다룰 것인가,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해결 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 학자들이 현장 조사하듯,신라의 역사를 생생하개 살려내고자 한다.
필자기 쓰는 이 책에는 특징이 있다.
`신라의 역사`는 필자 한사람의 구상력과 적극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역사를 새롭게 재구성한 이 책을 통하여
독자는 신라 왕국의 역동성과 신라가 현대에 물려준 유산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모든 역사 책은 완성된 결정판일 수 없다.
이 책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단지 후일 이 책이 20세기에 만들어진 한국고대사의 벽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출발점으로 받아들여 지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필자에게 신라의 역사를 수강하며
한국사학이 만들어낸 신라의 역사와 갈등을 겪고 있을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책의 출간을 권하고 필자가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준 임상우 선생께 감사 드린다.
근대 역사학의 정체를 가르쳐 주었고 이책의 원고를 읽고
소중한 조언을 해준 박환무 선생께 감사 드린다.
김영사의 박은주 사장과 고세규 편집팀장님 그리고 편집부의 최경숙 선생께 감사 드린디.
2002년 5월
자곡동에서 이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