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옹 Sion 이 가까워 온다.
멀리서도 보이는 언덕위의 성
대충 방향을 잡고 찾아가니 맞는 길이었다.
스위스는 표지판이 잘 되어있기도 하지만 우리의 방향감각이 대단한 것 같다.
자동차로 가는 길은 옛날 마차나 다녔을 것 같은 좁고 경사진 길이다.
사람들 사이로 올라가니 주차장에서 양쪽 언덕위로 두개의 성이 보인다.
폐허가 되어 외벽만 남아 있는 푸루비용성은 요새와 같이 암벽위에 있었다.
가파른 경사면까지 포도밭이 있다. 많은 소작인을 거느리고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을 한 때의 성주를 생각해 본다.
맞은 편의 발레르성은 역사박물관으로 쓰여지고 있다.
시옹은 스위스에서 제일 오래 된 도시라는 데, 거기에 걸맞게 많은 자료가 있다.

성자의 뼈를 장식하여
둔 것 , 역사깊은 성당
에서는 우리나라 절에서
고승의 사리를 모시듯,
성자의 뼈를 모시나보다.

발레르성의 교회의 내부가 보존되어있다.
자료에 의하면 소리나는 파이프오르간 중에서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것이
여기에 있어서 옛오르간 페스티벌도 열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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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에 발레르 성에서 내려다 본 시옹에 비취는 빛
이제 오후 6시...어디로 갈까?
자동차여행의 자유로움, 또는 막연함.
취리히로 돌아가기 위해서 지도를 보니 고펜스타인 Goppenstein에서 카트레인을
타면 되겠다.

고펜스타인을 향하여
동쪽으로 가는 데
동쪽하늘이 맑아오기 시작했다.
눈앞에 나타나는 만년설을
이고있는 높은 산들,,,
마테호른의 유혹이 우리를
체르마트Zermatt의 관문인
타쉬 Tasch 까지 가게 했다.
아,..가는 길은 스릴만점
고도는 갑자기 올라가고
길은 천길낭떠러지
빙하계곡을 끼고 가는
길이었다. 빙하물이 녹아내린
폭포도 보이고 빙하가
가까워온다.
우리의 신기사 ,,,
내일 내려올 때는 괜찮겠지
차선이 안쪽이니까.. 하면서
손의 땀을 닦는다.
(내일은 더 험한 길을 갑니다.)
타쉬에 도착하니 아름다운 마을이다.
길가 역에서는 체르마트까지 가는 빨간기차가 10분 간격으로 떠난다.
보라색 야생화가 피어있는 들과 뽀얀 물이 흐르는 개울,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하얀 봉우리들...
뷰를 위해 목숨걸고 고개를 넘어오지 않았는가!
가장 전망 좋은 방을 고르러 조카가 일일히 살펴보고 선택한 방은 다락방이었다.
올라가 보니 만년설 봉우리 (그 때까지 마테호른이라고 굳게 믿었던..)가
보이고 한편 창으로는 알프스 소녀가 살고 있을 것같은 빨간 지붕의 마을이 보인다.
잠시 쉬고...저녁을 먹으러 호텔 레스토랑에 내려갔다.
뷰가 좋은 창가에 앉았다. 해 지는 산 봉우리와 푸른 초원을 바라보며 가장
스위스적인 음식을 골랐다. 퐁듀!
세가지 이상의 치즈와 백포도주를 퐁듀팬에 끓여 빵조각을 찍어먹는 음식이다.
나는 퐁듀를 스위스의 된장찌게라고 부르고 싶다.
발효식품이고 집집이 그 집의 고유의 맛이 있을 테니까.
퐁듀는 스위스 산골에서 겨울에 교통도 끊기고 음식 재료가 떨어졌을 때
여름에 만들어 놓은 치즈를 끓이고 마른 빵을 적셔 먹어보니 부드럽고 먹을 만 해서
생긴 고유의 음식이란다.
드디어 기대하던 퐁듀가 나왔다.
알코올 램프위에 보글 보글 끓는 치즈찌게
바께뜨 조각을 찍어먹으니 구수하고 쌉살하고 새콤하며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퐁두팬에 눌러붙은 치즈누룽지 긁어먹는 것이 더 맛있다. 그런데 이 퐁듀팬의
특성이 치즈가 눌러붙어도 타지는 않는 것이다. 무겁지만 사올 껄...
포도주가 들어서인지 먹다보니 약간 취기가 돌고 (객지에서 고생한?)
하루의 피로가 확 풀린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