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잔뜩 흐려있었다. 일기예보 전국적으로 비 옴 ..
로잔까지 고속도로로 가는 데, 튠호수를 내려다보고 가는 길이 아름다웠다.
2시간만에 도착.
취리히, 인터라켄지역에서는 독어를 쓰는 데 로잔은 불어를 쓴다.
레만호 건너편이 프랑스여서 그런 지...작은 나라가 언어까지 나뉘어있다.
조카는 불어를 전공하였기 때문에 로잔에서는 자연스럽게 말이 잘 통한다.
토요일이기 때문에 우선 안경점을 찾았다.
같은 돗수가 들어있는 선그라스와 깨진 안경을 보여주니 공장에 연락을 해
보더니 내 돗수에 맞는 렌즈는 코팅이 안 된 것 밖에 없단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해 달라고 했다. 오후 3시 이후에 된단다.
빗줄기는 굵어지는 데...흐흑...
차창문이 올라가지를 않는다. 설명서를 찾아보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도
창문이 꿈쩍을 않는다. 폭스바겐의 새 차가...우리가 첫손님인 새 차가
배신을 하다니...우선 정비소를 찾아보려고 중앙로로 가니 정비소가 있는
주유소가 나타남,,,정비소는 토욜 오후라 닫았다. 마침 주유를 하던
스위스남자에게 조카가 의논을 하니 친절하게도 적극 해결 해 주려한다.
이 남자도 취리히에서 로잔에 놀러왔고, 독어 불어 영어 다 잘한다.
설명서에 시키는대로 해 본 후 렌터카 회사에 전화...
차를 바꿔준다 했다고 같이 가 주겠단다. 로잔에 있는 Europecar에서
다른 차 받는 것까지 지켜보고 헤어졌다. 우리 땜에 1시간은 썼다.
정말 멋있고 친절한 스위스 사람이다.
새로 받은 차는 아우디 3.0 차도 크고 힘도 더 좋다.
비는 계속내리고,,,바다같은 호수 레만호
날이 맑으면 호수건너 프랑스의 에비앙산이 보인다는 데...
비가 내리니 한 치 앞만 보인다. 팔당호나...레만호나...
레만호를 따라 동쪽으로 몽트레이까지 갔다.
가는 길의 베베는 포도밭의 연속이다. 포도주용 포도는 햇빛 좋고 습도가
맞아야 하니 최상의 입지조건으로 중세부터 유명한 포도주 생산지이다.

몽트레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앉아서 먹는 곳은 무조건 1인당 20 CHF는 생각
해야한다. 맛도 없고 특색도 없는 음식을 비싸게 먹고나니 돈과 시간이 아깝다.
다음엔 점심은 샌드위치로 먹어야겠다.
안경점에서 전화가 왔다. 문닫기 전에 안경을 찾으러 로잔으로 갔다.
으앙~~~ 안경 한 알 값이 무려 20만원. 코팅은 나중에 하면 된다나?
한국에 와보니 할 수 없단다. 이미 공장에서 코팅 된 걸로 나오기 때문에...
코팅이 안 된 안경알은 유리창 하나 눈 앞에 달고 있는 것 같이 어른거린다.
사진도 이상하게 나온다. 한쪽만 잠자리같이 반사된다. (@.0)
그래도 하루만에 찾은 눈에 감사하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조카에게
믿음이 가고... 이래서 첫조카가 좋은가보다.
로잔에도 노틀담성당이 있었다. 로잔이 내려다보이는 중심가 언덕에..
안에 들어가니 경건한 마음에 기도가 나온다. 카톨릭을 믿는 투병중의 후배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 가족과 친구를 위한 기도를 하고 비가 촉촉히 내리는
정원에서 로잔 시내와 그 넘어 레만호와 뿌옇게 감추인 에비앙의 실루엣을 보았다.
오후 5시...시내의 모든 성당이 종을 울린다. 서로 화답을 하듯,,,
내일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우선 호수를 따라 내려갔다.
비가 억수로 퍼 붓는다. 천둥 번개도 치면서.
베베로 가기 전 호수가 길 옆에 발코니가 있는 예쁜 호텔이 보인다.
바로 차를 대고 물어보니 방이 있단다. 작아보여도 Comfort Hotel 체인점이라
깨끗하고 시설도 좋다.
방에 올라가 발코니로 나가니 비는 그치고 해가 난다.

아~~~무지개 !!!
오늘 하루 길찾고, 차 바꾸고, 스트레스가 심했던 언니도 활짝 웃는다.
구름이 간간히 걷히면서 레만호 건너 프랑스 에비앙의 만년설도 잠깐씩
보인다. 저녁식사는 간단히 발코니 탁자에 앉아 빵으로 먹었다.
스위스가 호텔경영학이 발달되어 유학오는 사람들도 많다지 아마...
하얀 커버가 씌워진 베게에 빨간 하트모양의 사탕이 놓여있어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이불은 두 번 접어 침대 시트에 올려놓았다.
보통 호텔 침대를 보면. 담요를 시트커버로 씌우면서 접어서 침대시트에
끼워 놓는 데...덮으려면 그걸 빼려고 힘을 쓰다가 결국 다 못 빼고
그 사이에 그냥 끼어자게 되어 불편했는 데...담요가 아닌 포근한
이불이 올려져 있으니 집과 같은 편안함에 기분이 좋았다.
무지개가 떴으니 내일은 맑으려나?
바로 앞의 기찻길로 기차는 수시로 다니고. 기적소리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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