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장
수봉산
봉평장 서는 날 비가 내렸다.
잇대어 이어진 포장 집 테두리로
빗물이 줄줄 고드름처럼 떨어지고
산나물 몇 단 놓고 처마 밑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의 신발 끝만 세고있는
주름살 깊게 패인 노파의 얼굴에도
비는 세월처럼 내리고 있었다.
행여나 지나는 사람 아는 채 하면
한 웅큼 덤으로 얹어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산나물 몇 단도 비에 젖어 가고 있다.
옆집의 우산장수 대목을 만났고
길 건너 국밥 집 솔솔 풍기는 냄새는
지난겨울 앓은 감기 탓으로
애써 모르는 척 외면하고 만다.
파장시간에야 겨우 찾아든
고운 우산 받쳐든 시집보낸 딸 같은 손님
흥정 아랑곳없이 바구니에 가득 담아준다.
함지박 우산처럼 머리에 쓰고
재 넘고 강 건너 달빛 밟아 가는 길
강가의 비탈진 자갈밭에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다.
수봉산
봉평장 서는 날 비가 내렸다.
잇대어 이어진 포장 집 테두리로
빗물이 줄줄 고드름처럼 떨어지고
산나물 몇 단 놓고 처마 밑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의 신발 끝만 세고있는
주름살 깊게 패인 노파의 얼굴에도
비는 세월처럼 내리고 있었다.
행여나 지나는 사람 아는 채 하면
한 웅큼 덤으로 얹어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산나물 몇 단도 비에 젖어 가고 있다.
옆집의 우산장수 대목을 만났고
길 건너 국밥 집 솔솔 풍기는 냄새는
지난겨울 앓은 감기 탓으로
애써 모르는 척 외면하고 만다.
파장시간에야 겨우 찾아든
고운 우산 받쳐든 시집보낸 딸 같은 손님
흥정 아랑곳없이 바구니에 가득 담아준다.
함지박 우산처럼 머리에 쓰고
재 넘고 강 건너 달빛 밟아 가는 길
강가의 비탈진 자갈밭에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