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내가 신식 결혼을 한 이유-지식인의 체험담

by 김승우(20회) posted Jan 01, 19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래의 글은 퍼온 글로서 20회 게시판에 서울대 권태억 교수가 게시했던 글입니다.
원래 3차례로 나누어진 글인데 여기에는 한꺼번에 올립니다.

---------------------------
역사공부는 미련한 놈이 한다고 하는 것은 사료 뒤적이는 것이 지겹기 때문인데, 간혹 재미난 사료에 접하게 되면 한 순간 피로가 사라진다. 혼자 보기 아까워 소개하는데, 양이 많아 몇차례 나누어 싣는다.
두세대 남짓에 우리의 사는 모습이 그렇게 많이 변하다니!

한*봉(韓*鳳) 1929년 씀 (별건곤, 1929년 12월호)

내가 첫번 장가를 가기는 열여섯살 중학교 2년급에 다니던 해 늦은 봄이었었다. 봄 방학에 시골집에 갔을 때에 선을 보러 오느니 어쩌느니 하는 것을 보기는 하였으나 그닥지 관심치도 아니하고 도루 서울로 올나 왔는데, 5월쯤하여 집에서 때아닌 서류편지(등기편지?)가 왔었다.

받아보니까 그 때면 한달에 겨우 20원씩 학비를 올려다 쓸 때인데 돈을 30원이나 보내면서 혼인 날이 아무 날이니 모자와 새 구두를 사가지고 곧 내려오라는 편지였었다. 나는 여러 동무들에게 절대로 장가를 가지 아니하고 버티겠다고 호언을 하고 그 돈을 무엇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