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문학관 특선詩 1

by 최현근 (16회)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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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



못 만나 지낸 3년 세월

머리에 이고

나 있는 곳 물어물어 찾아온 저녁에

밥 짓는 연기

그 산골 자욱했지



족히 10리 길

멋 부린 하이힐 때문에

발 퉁퉁 부었어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반가워 반가워

아이처럼 폴딱 거리던 너



고구마에 옥수수에

보리밥에 김치에...

그래도 별미라고

한 그릇 후딱 해치우던 과장 된 먹성



거름냄새 배인

내 무릎베고 누워

하늘 한 번 보고

내 눈 한 번 들여다 보고

차~암 곱기도 하다 곱기도 하다 그러다

어느덧 잠들어 버린 어여쁜 너



깨우고 싶지 않아



이슬 내리면

베적삼 벗어 덮어주고

바람 써늘하면

품에 꼬옥 보듬어



이미 마비된 다리

풀어낼 생각도 잊은채

그 날 만이라도

널 그렇게 지키고 있었지



하늘에 은하수 어찌 그리 맑던지....


(지은이 현종규 cnur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