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에 표시는 없지만 우리들은 날자와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표시를 해 놓고, 이 표시에
얽매여 살아 가고 있다. 어제 뜬 해와 오늘 뜨는 해는 언제나 같지만, 어제 뜬 해는 2013 년이라는
표시가 있고, 오늘 뜨는 해는 2014 년이라고 불러야 한다.
삶을 살아 가면서 날자와 시간이라는 표시를 생각하며 지난 날들을 정리하고, 앞 날을 계획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직도 내 방과 책상 위에 어지럽게 놓여 있는 책과 논문들, 카메라,
컴퓨터들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은 내 게으름을 기다려주지 않고 선뜻 2014 년으로
넘어갔다.
새 해 첫 날 새벽, 눈을 뜨고 창 밖의 어둠을 확인 한 후, 서둘러 카메라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지난 해 초에도 해돋이 사진을 찍었던 호숫가를 향하여 어둠이 가시지 않은 길을 달렸다.
아직 차가움이 남아 있지만 춥지는 않은 새벽 공기를 느끼며 희미하게 밝아 오는 호숫가에 서서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조금씩 주변이 밝아지면서 호수와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거울같이 투명한 호수의 한편에는 오리들이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하늘에도 한 두마리씩 새들이 날기
시작할 때, 동쪽에서 커다란 붉은 태양이 서서히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세상이 눈부신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내 2014 년은 밝고 찬란한 빛과 함께 시작되었다. 올 해는 더 많은 희망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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