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다녀온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작년 가을의 시에라(Sierra) 산 단풍을 생각하고
늦기 전에 캘리포니아의 노란 단풍을 보기 위해 주말 새벽 일찍 길을 떠났다.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는 새벽의 도시를 뒤로 하고 농장 길을 지나 부지런히 드라이브를 하여
산길로 들어 섰다. 자동차가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서서히 해발 고도가 높아져 길 옆에
해발 7000 피트의 표시판이 지나갔다.
산 속에 자리잡은 호숫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잔잔한 호수면에 비친 침엽수 속의 노란 단풍나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높은 산 위의 호숫가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맛을 특별하다.
다시 길을 떠나 해발 8000 피트 높이에 도달하였다. 화강암 바위 산 아래에 짙푸른 침엽수가 울창하고
간간히 노랗게 물든 아스펜 나무들이 모여 있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포근하였지만 시에라 산에 지난 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온 때문인 지 많은 아스펜 나무들은 잎을 떨군 채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노란색의 화려한 단풍을 기대하고 먼 길을 달려 왔는 데 실망스러웠다.
지금은 화려한 색을 잃어버린, 작년에 보았던 화려한 단풍 지역을 지나 계곡을 따라 드라이브를
계속하였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노란 아스펜 나무들의 단풍이 눈에 들어 왔다.
계곡이 넓어지는 곳에 이르자 주변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계곡의 바위들 사이로 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노란 단풍이 펼쳐져 있는 데, 계곡의 다리 아래에서는 몇 몇 낚시꾼들이 송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맑은 물에는 송어떼들이 낚시꾼들을 무시한 채 한가롭게 헤엄을 치고 있고.
한 낮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단풍 풍경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다. 다시 계곡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다리 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계곡의 바위 위에 갈색의 곰 한마리가 앉아 무엇인가
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을 단풍 속에서 야생 곰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곰과 단풍이 물든
계곡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산길을 드라이브하여 돌아 오는 마음은 작년의 아름다움을 다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얻은 만족감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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