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월과 8 월이 비교적 선선하게 지나간 북 캘리포니아에 8 월말의 늦더위가 찾아왔다.
더위라고 해도 한 낮의 기온이 섭씨 30 도 정도에 습도가 낮아 크게 힘들지는 않다. 나무 그늘에 서면
선선한 바람이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 그래도 저녁에는 서늘해지고 풀벌레 소리가 요란해져 가을이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
어린 시절 꽃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집안 마당 가득 꽃들을 심어 놓으시고 계절마다 피는 꽃들을
즐기게 해 주신 덕분에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꽃들을 보면 마음에 설레인다. 실리콘밸리에 사는 가장
큰 혜택은 거의 일년 내내 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의 건물들도 크지 않지만 정원이나
화분들을 가꾸며 계절에 따라 꽃을 바꾸어 준다. 공원에는 계절에 맞는 꽃들이 계속 피어나고.
무엇보다 다양한 꽃들을 한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제대로 가꾸어지는 정원이다.
이른 봄부터 늦 가을까지 일반인들에게 오픈하며 계절에 따르는 다양한 꽃들을 계속해서 바꾸어
심으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Filoli Garden 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8 월의 마지막 주말, 한 낮의 더위와 인파를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봄과 달리 여름의 Filoli Garden 은 초록의 나무와 보기 좋게 영글어 가는 과일 나무들이 화려한
일년생 꽃들을 중심으로 장식된다. 정원 한 쪽의 장미정원에서는 장미 향기가 높고, 연못 주변에는
다알리아와 백일홍들이 운치를 더 해 준다.
이른 아침이라 한산한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신선하고 향긋한 꽃 향기와 함께 늦여름의 정원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낯익은 여러 장소들에서의 추억들과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을 때마다 감사의 마음과
행복한 감성을 얻는다. (//blog.naver.com/ny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