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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은 한성에 정탐꾼을 몰래 보내 적정을 더 살피도록 하고 시시 각각으로 적들의 움직임을 보고 하라 하였다 .
계사년 2월 12일
새벽이 밝았다.
아직 날씨가 추웠다 .서북쪽에서 부는 찬바람이 양볼을 금방 얼어 붙을 것만 같았다 .조방장 조경이 아까부터 외로히 생각에
잠겨 있는 권율이 답답하여 질문을 던지었다
"적들이 날씨 탓에 움직이지 않을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오 ,정탐꾼 말에 의하면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는데"
" 이곳은 허허 벌판으로 저들의 진군이 노출 될터인데 진군해 오겠습니까?"
"조방장은 그게 탈이오, 적들은
지금 까지 전투 성향을 보아 우리를 우습게 알고 안하무인격 이라는 것을 모르오? 왜 그런줄 아오? 그동안 조선의 육군은 모두 전멸하고
유일하게 우리만 승승장구 하고 있는것을 그들은 잘알고 있기 때문이오 .그동안 우리가 승승 장구 한것도 전라도 지방으로 내려온
일부적은 왜군과 싸운 탓에 그나마 승리할수 있었지 지금같이 함경도와 평양에서 후퇴하여 서울로 모두가 집결하고있는 지금의 왜적은 전 일본군의
주력들이 총 집합한 대군이오 .
명나라군이 평양을 점령한것도 소서행장이 작전상 피한방울 안흘리고 후퇴 하도록 방관 했기 때문이었지
명나라군이 이긴 전쟁은 아니었소 .왜군들이 작전상 후퇴하여 벽제까지 내려오다가 일시에 일본군이 반격하는 바람에 지금 개경으로 철수하였다
하지않소?"
"이여송 명나라 제독이 이끄는 주력군이 모두 참패 당하고 후퇴하여 협상 하자고 하는 모양 입니다. 우리도 그때 까지
기다리는것이 어떻하올지...."
권율이 조경의 입을 막았다 .
"무슨 말이오? 우리는 명나라군이 아니오 .우리 임금이 조선의 맨
북쪽에서 한성으로 오시지도 못하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있거늘 신하 된자가 ,더구나 조선 백성으로서 한성을 적의 소굴로 그냥 두어서 되겠소?,
그런 정신으로 어찌 전투에 임한다는 말이오"
권율의 언성이 높아 지자 조경이 부끄러운 얼굴로 답하였다
"도원수 어른 ,제가
잘못했습니다"
"우리는 기어코 사생 결단을 내어서라도 한성을 도로 빼앗지 않으면 않되오"
"적들은 평양과 함경도에서 철수한 전
일본군이 모두 집결해 있는데 우리의 적은 군사로 대적할수 있겠습니까?"
"그러나까 적은 군사 들로 많은 적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탁월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것이오"
그것이 무엇이오니까?"
"병법에 凡戰者 以正合 以奇勝,故 善出奇者 舞窮如天地不竭如江河라 하였소
이말은 정공법으로 싸우고 기책으로 이기라는 뜻이니 처음부터 기습 작전을 써서는 않되는것이오 .일반 군관들은 기습작전 부터 행하고 정공(正攻)을
행하여야 하지 않느냐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여서는 않된다고 생각하오 . 전투의기본은 정도(正道)가 우선이니 정도가있은후에기도(奇道)를 써서 임기
응변으로 적의 기를 꺾어 전멸 시켜야 하는것이오 ,적은 숫자로 적의 대군을 이기는방법은 이 방법 밖에 없소이다"
조방장 조경은 권율의
해박한 병법 강론에 감탄하고
"제가 큰뜻을 몰랐습니다"
하고 부끄러워 어쩔줄 몰랐다
그때였다
"적이다"
망루에서 망루 감시병의 고함소리가 들리었다
권율과 조경이 망루로 급히 올라 동이 트는 동쪽 하늘 아래를 내려다 보니 길게 적들이
홍백기를 어지럽게 휘날리며 행주산성쪽으로 닥아오고 있었다
권율은 즉시 제장들을 장군 막사로 모이게하여 긴급 지시를 내렸다
"제장들은 들으라, 지금 적들이 10 리 밖에서 이곳으로 진군 해오고있다.전군을 비상대기 토록 하되 식사를 급히서둘러 교대로 마치고
계획대로 임전 태세로 들어가라 .
적들의 기세가 등등하나 두려워 할것없다 . 내게 묘책이 있느니 내 명령을 명심 하되 적들이 30보
가까이 올때 까지 사격하지 말아라 .내가 북을 처서 명령을 내리겠다 .알겠는가?"
"예"
일제히 자신만만하게 대답하고 모두
흩어지었다
권율이 행주산성 꼭대기에서서 벌판을 내려다보니 적들의 기세가 대단하였다 .행군하는 끝을 찾아 보니 끝이없었다 .적들이
들고오는 붉은색 흰색 청색 등 기발한 깃대 행열이 온벌판을 금새 뒤 덮었다
조선군은 장군의 사격 명령만 기다리며 군중의 기침 소리 하나
없이 쥐죽은 듯이 결사 감투의 의지로 적들을 노려다 보고 있었다.
적의 선봉부대가 백마를 탄 기마병이 100 여기가 나타났다 .조선군을
현혹 시키기위하여서 인지 말 등에는 홍백기를 꽃고 이상하게 울긋불긋한 괴물같은 깃발을 흔들어대며 행진하여들어 오고있었다 적장 기마부대 뒤에는
수천명의 군사들이 대열을 갖추어 있었고 장수들인지 그 뒤로는 누렁 양산, 흰 양산, 연분홍 양산이 뒤딸아오는 폼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적의 최선봉은 소서행장이었다
푸른 장식을 한 말을 타고 연분홍 양산 까지 받히고 무엇이가 명령을 내릴 태세였다 .
소서행장, 그는 누구였던가? 임진란 이래 이름을 날리던 일본 장수중에 장수였다 .그는 조선에 들어와 한번도 전투에 저본일이 없는 승승
장구한 일본군의 엘리트였다 .
평양에서 후퇴 하다가 명나라 대군을 벽제서 전멸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소서행장은 평양에서 서울까지
후퇴 하여오는 도중에 마음의 갈등을 많이 느끼었다.
풍신수길로 부터 별로 좋은 소리를 듣지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뽄때를 보여
주리라)
소서행장은 각오가 대단하였다. 역전의 용사가 그까짓 조선군 패잔병쯤이야.....했다 소서 행장은 권율을 잘 모른다
직접 권율과 전투 해본일이 없기때문이었다 .전라도와 수원에서 일본군이 패하였다는 말을 듣기는 했으나 그때는 일본군 장수들이 변변치못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소서행장군 제 1대는 조용히 권율의 사격 명령이 떨어질때 까지 대기하고 있는 조선 군진지에 사격을 먼저
퍼부었다 .
조선군은 반응이 없었다
소서행장은 이상하리 만치 조용한데 놀랐다. 지금 까지 조선 육군과 전투 경험을 보면
일본군이 사격을 가하면 즉시 조선군 장수가 높은 곳에서 응사하고 반응이 있던가 아니면 모두 도망 치었기 때문 이었다
옆에 있던 부장이
소서행장에게 진언 했다
"어째 이상합니다,저놈들이 반응이없으니 말씀입니다"
"겁쟁이 놈들이 또 도망했겠지..."
"그래도
화살 한방 안 쏘고서야 도망치겠습니까"
"부장, 조선 놈들은 모두 겁쟁이 라니까...즉시 이 산성을 점령하고 본국에 승전 보고 할 준비나
하게"
"저같으면 저쪽이 한강이니 배수진을 치고 결전을 하겠습니다만..."
"그러니까 바보들이라니깐... 즉시 산성으로 접근하라"
한편 권율은 성책 가까이까지 조용히 적들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
드디어 권율이 명령을 내리면서 북을 연달아 세번씩
치기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소서행장이 보지 못하던 화차(火車)에서 불화살이 날고 수차석포(水車石砲에서 연속적으로 발디딜틈 없이 왜군 진지에
떨어지기 시작하고 어디서 쏘는지모를 화살이 여기저기적병들을 쓸어 뜨렸다
"아니 조선군이언제 이런 무기를 갖었느냐?"
놀란것은 소서
행장이었다
"어찌하오리까"
"무슨 소리냐, 돌격하라"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소서행장은 돌격 명령을 내렸다
"도스께끼!"
소서행장이 명령을 내리자 왜군들은 죽기 살기로 기어 올랐다
전 전선에 걸쳐 대 격전이 벌어 지었다 .불화살과
석포의 돌 세레에 맞은 일본군은 더 기오르지 못하고 더 이상 전진을 못하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