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인근에는 많은 자연보호지역이 있다. 그 중에서도 Muir Woods(뮤어 숲)는 레드우드가
잘 보존된 숲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땅을 연방정부에 기증하고 미국 대통령이 이를
National Monument 로 지정한 첫 번 째 지역이라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북부 캘리포니아 해안 지역에 무성했던 레드우드를 목재업자들이 남벌을 하면서 1900 년대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드우드 숲이 사라졌다. 다행히 샌프란시스코 북쪽에 위치한 Redwood Canyon
지역에 레드우드들이 남아 있었다. 당시 미국 국회의원이었던 Kent 는 이 사실을 알고 이 지역의 땅
611 에이커(약 75만 평)를 구입하였다. 1907 년에 한 수자원 회사가 이 계곡에 댐을 건설하기 위하여
Kent 에게 압력을 넣으면서 땅을 수용하기 위한 소송을 시작하자 Kent 는 레드우드 숲이 포함된 땅
295 에이커 (약 36 만 평)를 연방정부에 기증하였다. 1908 년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 지역을 National
Monument 로 지정하여 개발을 제한하였다. 이 국립공원의 명칭은 원래 땅 기증자의 이름을 따서
Kent Monument 로 하도록 하였으나, Kent 는 당시 환경 운동에 앞장 서서 미국의 국립공원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John Muir 의 이름으로 하도록 주장하였다.
이렇게 만들어 진 것이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이다. 이곳에는 레드우드가 울창한 계곡과
아름다운 숲 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자신의 재산을 다음 세대를 위하여 기꺼이 내놓은 용기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고집하지 않고 진정한 환경운동가에게 명예를 전해 준 아름다운 마음이 있다.
내가 자주 가는 Monterey 남쪽 바닷가에 Carmel 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나무 숲 속에 집과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데, 처음부터 여유가 있는 예술, 문화인들을 위하여 개발된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는 건물을 짓기 위하여 나무를 베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환경 보호를 위하여 많은
까다로운 규정들이 있다. Carmel-by-the-Sea 에서는 지금도 집과 건물에 주소가 없으며 편지를
배달해 주지 않는다. 주민들은 우체국에 직접 가서 편지를 찾아 온다. 건물을 지을 때에는 나무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설계를 하여야 한다. 사문화 된 규정이지만 시내에서는 하이힐을 신을 수 없으며
길을 걸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도 위법이다.
이 Carmel 은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으로 재임했던 곳이며, 그는 현재에도 이곳의
주민으로 살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으로 있을 때 Carmel River 옆에 위치한 유서 깊은
목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당시 한 건축회사가 이 목장을 매입하여 이곳에 주택단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목장은 Carmel River 의 습지를 포함하고 있어 목장이 주택지로
개발되는 경우 습지가 훼손되고 야생동물들이 살 곳을 잃을 상황에 이르렀다.
환경운동가들이 건축회사의 계획에 대하여 반대 운동을 펼쳤지만 법적으로 효과가 없었다.
이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목장을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강가의 습지를 개발금지 지역으로
지정하였다. 그리고 목장에 있던 역사적인 건물들을 자연과 어울리도록 리모델링하여 휴양지로
개발하였다. 지금 클린트 이스트우드 소유의 Mission Ranch Inn 은 이 지역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 되어있으며, 목장 시절부터 있던 작은 식당은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환경 운동가들로부터 칭송을 받았으며, 동시에 사업적으로도 성공하였다.
이 두 곳 이외에도 미국의 많은 환경보존 지역들은 개인들이 땅을 기부하거나, 기금을 기부하여
이를 기반으로 환경보존 지역을 확보한다. 정확한 근거나 대책없이 말로만 환경 보호를 떠들거나,
정치권의 사기에 속아 과격한 데모를 일삼고, 환경보호를 내세우며 정부나 기업들로부터 돈을 뜯어
자신의 생계수단으로 삼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환경 보호를 자신의 재산을 내 놓으면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환경운동가들의 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