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s Cup 요트 대회

America's Cup 요트 대회는 1851 년에 시작된 대회로, 본래는 요트 클럽 대항 대회이지만 실제로는

국가 간 대회로 발전한 세계적인 요트 대회이다. 역사적으로는 미국과 영국이 주로 경쟁을 하였다가

1960 년대 이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미국 팀과 경쟁을 하였다. 그리고 2000 년대에 들어서는

이태리와 스위스 팀이 경쟁에 뛰어들어 오랫동안 미국이 보유하였던 우승컵을 빼앗아 갔다.

2010 년에는 미국의 Oracle 회사 사장인 Larry Ellison 이 거액을 투자하여 만든 ORACLE TEAM 이

10 년만에 다시 우승컵을 되찾았다.

America's Cup 은 분명 요트 클럽 사이의 대회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요트는 각국의 요트클럽에

소속되어 있으며, 선장을 위시한 선원들의 국적도 요트클럽이 소속된 국가에 제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ORACLE TEAM 요트를 조종하는 두 명의 선장도 뉴질랜드 국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merica's Cup 요트 대회는 국가의 해양 스포츠 수준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권위가 있고, 유명하다. 2010 년 33 회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Golden Gate Yacht Club 에

도전한 팀은 처음에 12 개 팀이었으나, 최종적으로 4 개 팀만이 2013 년 34 회 대회의 도전자로

결정되었다. 스웨덴, 뉴질랜드, 스페인, 그리고 우리나라 팀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제 34 회 America's Cup 대회는 3 개의 대회로 구성되어 있는 데, America's Cup World Series,

Louis Vuitton Cup, 그리고 America's Cup Final 이며, World Series 는 2011 년부터 여러나라를

돌며 경기를 치룬다. America's Cup Final 은 AC72 라는 72.2 피트 (22 미터) 길이와 131.2 피트

높이의 카타마란으로 경기를 하지만, America's Cup World Series 는 이와 형태는 같지만 규모가

작은 44 피트 (13.45 미터) 길이와 70.5 피트 (21.5 미터) 높이의 AC45 로 경기를 진행한다.

8 월의 4 째 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America's Cup World Series 요트 대회는 8 개국에서

11 개 팀이 참가하여으며, 내년에 개최될 America's Cup Final 의 전초전 같은 형식이었다.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 만 sailing 때에 연습을 하는 요트들 중에서 우리나라 국기를 발견하고

이 대회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의외로 이 대회의 정식 도전팀에 우리나라 요트 클럽이 있었으며

8 월과 10 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America's Cup World Series 경기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미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사실도 알았다.

America's Cup 요트 대회와 참가국의 특성들을 조사하면서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심의 대회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가한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 팀만이 참가하고

있으며, 평소 해양 강국임을 자랑하는 일본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America's Cup 대회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의 부유층 중심 스포츠로 알려져 있어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국가 간 경쟁력의 하나로 발전하면서, 세계 3 대 경기 중의 하나로까지 부상하였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경기가 열린 일 주일 동안 많은 관람객들이 샌프란시스코 만에 모여 들어

결기를 관람하였다. 이들 중에는 여름 휴가를 맞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유럽 관광객들도 많았다.

나는 주중에 인터넷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경기 모습을 보고, 토요일에는 아침 일찍

카메라를 메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인터넷의 실시간 경기 중계를 통하여 사진 촬영에 가장

좋은 장소로 눈여겨 보아 둔 곳으로 가 보니, 그곳은 이미 사진 기자들을 위하여 일반인들은 통제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바로 사진기자단 옆 해안에 자리를 잡았다.

경기는 두 팀이 서로 경쟁하는 "match race" 와 11 개 팀이 한꺼번에 경리를 하는 "fleet race" 로

진행되며, 4 일동안 매일 계속하여 열렸다. 우리나라 팀은 첫 날의 "match race" 에서는 예선에서

영국팀에 패배하였으나, "fleet race" 에서는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금요일의 경기에서는

fleet race 에서 11 개 팀 중 2 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팀의 경기력에 기대를 걸고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해안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바다로 향했다. 구름이 낮게 깔리고 습하며

차가운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는 긴 팔 셔츠에 방풍 재킷을 입고 있어도 추위를 느끼게 하였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샌프란시스코 만의 해안은 이미 발 디딜틈이 없이 인파로 가득 찼다.

주변에서는 영어와 함께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이 들여 왔다. 오늘의 첫 경기는

match race 의 준 결승전으로, 그동안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미국의 ORACLE Team 두 팀이 모두

유럽 팀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였다. 드디어 11 대의 화려한 요트들이 바다 위에 나타났다.

그 중에 태극 마크를 선명하게 부착한 우리나라 팀의 요트가 보였다. Fleet race 는 매일 두 번의

경기를 하는 데, 우리나라 팀은 첫 경기에서는 중간 정도의 성적을 내고 두 번 째 경기에서 상위권에

진출하는 전략을 가진 것 같았다. 11 대의 요트들이 서로 어울려 있다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일제히 출발선을 통과하여 앞으로 나갔다. 커다란 요트들이 몸싸움을 하듯 가까이에서 경쟁을

하며 반환점을 돌고 곧 넓은 공간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서서히 순위가 결정되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 우리나라 팀은 이번 주 경기에서 가장 늦은 8 위로 finish line 에 들어 섰다. 그러나

두 번 째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선두에 나서, 여유있게 2 위로 finish line 을 통과했다. 주변에서

"Korea" 라는 말이 자주 들려 왔다. 미국과 유럽 팀들 중심의 경기에서 전혀 새로운 한국 팀이

유럽 팀들을 뒤로하고 좋은 경기를 보여 주는 데 대하여 의외이며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예상대로

중국 팀은 대회의 들러리 노릇을 제대로 해주고 있었다. 중국팀은 매 경기마다 11 개 팀 중에서

11 등을 하며 한 참 늦게 finish line 에 도착하곤 했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 팀은 계속해서 중위권과

상위원을 유지하며 2 위를 두 번이나 하였다.

차가운 바닷 바람 속에서 2 시간 동안 역동적인 요트 경기 모습을 보며, 또 우리나라 팀 요트를 포함한

멋있는 요트들을 향하여 계속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는 동안 얼굴과 손은 차갑게 굳어져 갔다.

그러나 America's Cup 이라는 선진국 중심의 요트 대회에서 태극 마크를 단 우리나라 팀이 당당하게

경기를 하며 좋은 결과를 보여 주는 것을 보며 내 어깨는 조금 올라가고 가슴은 넓게 펴졌다.

다른 나라 팀의 요트들에 표시된 세계 유명 회사들의 로고를 우리니라 팀의 요트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팀이 여유있게 지원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적인

대회에 참가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 준 우리나라 팀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낸다. 10 월 초에 열리는

경기에도 다시 와서 응원을 하리라. (//blog.naver.com/ny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