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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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철쭉 (?)                 

 

 5-11-2011 (수)                              


낮 12시에 옛날 JRC group 이 서초동 정세 아들네 집 근처의 토반 식당에서 모이기로 했다.



지금껏 준영과는 전화만 두어번 했나?



서울 온지 거의 두주일이 지나도록 친구들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순옥이도 사나흘전 여행에서 돌아와 어제서야 만났다.


 Gym 에 있는 Coffee Shop 에서 병한이 까지 셋이서 장장 4시간을 떠들었다.


아침 11시가 넘어 아파트 단지에서 순옥이와 만나 오랫만에 또 지하철을 타고 서초동에 내렸다.
사실 우리는 식당 이름도 잘 몰라서 나는 한식집 "토담" 이라고 하는줄 알았다.



정세 아들네 아파트 뒷골목에는 식당이 즐비한데 이름도 잘 모르고, 반대 방향으로 자꾸 가며 헤멨다.
순옥이 여기저기 휴대폰을 걸어보는데 아무도 받지 않는다.



한참 애를 쓰다가 드디어 덕순이와 접선이 되어 식당을 찾아냈다. 








근 20년 만에 보는 전영완, 큰 이희숙, 별로 변한줄을 모르겠다.


최순옥, 임경자, 염준영, 최덕순은 겨우 2년만에 또 만나 보는것이니 이번엔 성적이 아주 양호하다.


집에 큰 어려운 일이 있어 한미자만 빠진것이 못내 섭섭했다. 


옛날처럼 수다를 떨어보지만 별수없이 다들 후줄근하니 단맛 쓴맛, 산전 수전 다 겪은 노친네들이다.


마음은 옛날 그대로이지만  人生無常, 그냥 씁쓸하다.


우리 대학 졸업하던 이른 봄이였나?
전영완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벌써 그렇게 되어버렸구나.



충격적인 느낌으로 머리 속이 복잡했던것이 바로 얼마전 같다.
장위동인가 어디 신혼 살림 차린곳도 놀러 갔었다.
그후 아이들 셋 낳고 금슬 좋게 살다가 갑자기 남편이 가신지도 몇년된다고.



 


그뿐인가?  덕순이도 재작년에 선배님을 잃고 혼자다.
그동안 마음 잡고,  마침 이런 행사도 있어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


We were meant to live this kind of life.
이제야 우리 하나하나의 인생역정을 돌아보며 느끼는 바가 많다.


그저 모든 일에 감사하며 남은 하루 하루를 즐겁게 살기로...  다시 다짐한다.




토반에서 개량 연구한다는 한정식으로 점심이 나왔다.
호박전에서 시작해서 탕평채, 가자미 구이, 두부전, 열무김치,
그리고 우거지 들어간 장어탕... 점심으로 너무 과하다.
본래 장어는 안 먹는데 오늘은 너무 배가 불러 간신히 한 숟갈 맛만 보았다.



우선 그냥 싸달라고 해서 당장 쓰레기 통으로 버려지는것은 막았다.





 먹고난 후에는 집구경도 하자고, 바로 옆에 있는 정세 아들네 아파트로 올라와 계속 수다판이 벌어졌다.
방 네개가 있는 커다란 고급 아파트가 밝고, 공기 잘 통해 시원하고, 좋다.
사실은 정세가 미국 갔을때 신세진 여동들을 위해 오픈했는데
몇몇 남동들도 동참하게 되어 재미있게 생겼다.



 


이번 오는 친구들 위해 부랴사랴 마련했다는 십여명분의 침구, 수건들.
그 많은것을 사다가 한번 빨았다.  한국 수건이 작아 불편하다고 해서 큰것을 샀는데
또 사람 많아 헷갈린다고 일일히 수까지 놓았단다.



 


사실 깨끗하게 빨아놓은 이집 세수 수건들이 장속에 잔뜩 있으니
두세개씩 쓰면 될것인데 잘난 미국 사람들 식으로 한다고 여기 친구들 수고가 말이 아니다.



 


게다가 아침은 와풀 굽고 계란 후라이 얌전하게 만들어 주라는
이멜이 왔다고 해서 깔깔.
남이야 아침에 밥을 먹던 빵을 먹던 무슨 참견이냐?



로마에 가면 로마 사람 하는데로 할것이지 무슨 수선이냐고 한마디씩 한다. 


몇십년 나가 살았어도 아직도 한국인 토종, 골수 분자도 많다.
멀리서 남의 제사에 감 놔라 배 놔라.  이거 너무 하는것 아니냐?
여기가 무슨 호텔도 아니고.





정세는 자기집 김치 냉장고까지 경비 아저씨와 함께 옮겨왔고
덕순이는 김치 만들어 오고, 얼린 떡, 만두, 국수까지 잔뜩 가져다 쟁여 놓았다.



그러고도 또 shopping 할것있다고 순옥이와 신세계 백화점으로 간다.
다른 친구들도 다 떠나는데  곧 정성자가 오이지를 가지고 서경자와
온다고 해서 보고 가려고 나만 남았다.





이번 행사에 최덕순과 유정세가 이렇게 힘을 모으게 된것은

우리 13회 동기들, 모두를 위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둘을 옛날부터 너무 잘 아는 나는 아주 편안하다. 친한 친구들 집, 잔치에 온것 같다.


 


다들 기운 빠져가는 나이에 두 극성이 모였는데 또 비슷한 성격이 잘 맞아 둘이 웃고 떠들고, 신이났다.
  게다가 동창들 위해 궂은일 마다 않는 맹렬 woman, Cheer Leader 정성자 까지 합세해서  난리 법석,
전원자 같이 뒤에서 소리없는 도우미도 있다.




고등학교때 부터 JRC 로 알게된 덕순이를 우리는 그때 유행하던 이북 여자, "또순씨"이라고 불렀다.



  한번 우리 몇명이 쭈르르 놀러 갔더니 부엌에서 밥하고 어묵 조리고... 어른 같았다.
공부도 코피 날 정도로 잠 안자고 열심히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농촌 계몽이라고 가서 개울 물에 설겆이라도 한번 해보려면 다들 극성맞게 뺐아다가 씼는 통에



  숟가락 하나 내 차례에 오지 않았다.


옛날에 엄마가 놀기 바쁜 나를 자꾸 불러 이것해라, 저것 좀 해라, 집안 일을 시킬때 마다

"엄마는 딸을 낳았수, 하녀를 낳았수?"

 위에 언니도 있고, 사촌 언니도 있는데 나만 부른다고 입이 댓발은 나왔던것이

이 친구들 하는것 보면서 철이 좀 들었다.  




 

정세는 중학교 입학 시험볼때 부터 앞에서 비실대던 나를 기억한다.


부모님이 의정부 계시고 아이들만 서울 살았는데 나는 가끔 초대받아 가서 잤다.

같이 공부하자고 불렀는데 공부는 조끔 했는지?  

잠만 잘 자고, 그집 고만고만한 형제들과 밥상에 둘러 앉아 밥도 얻어먹고 오곤 했다.


어른들 안계신 걔네 집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청와대처럼 사람사는 집은 모름지기 사람들로 북적거려야한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단다.

 

 하지만 그애는 겨우 중학교 시절에 어떻게 그런 공부 욕심이 있었는지 나는 지금도 모르겠다.


하긴 공부뿐 아니라 지금껏 수영, 빙상, 수예 등등, 모든일에 욕심도 많고, 아주 억척이였다.



 

오이지가 너무 무겁다고 성자가 전화를 해서 정세랑 슬슬 걸어 교대역까지 마중을 갔다.

  전철역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성자와 경자를 오랫만에 또 반갑게 만나  하하 호호...

우린 이제부터 파티 시작이다. 




 


이 집에 갑자기 쿡이 생겼다.
성자는 이것 저것 열어보고, 들여다 보고 하더니 금방 제집처럼 부엌을 마스터했다.



나는 세상에 쓰레기 통 하나 찾을수 없던 부엌에서 가져온 아욱으로 국 끓이고, 순식간에 저녁상을 차려 내온다.


덕순이 가져온 김치는 싱싱하고 너무 맛이 있는데 낮에 과식해서 속이 불편한 정도다.


오랫만에 보는 아욱국 냄새도 황홀했지만 후일을 기약하는수 밖에는 ...

 

 







김, 김치, 또 뭔가  빼고는 음식도 사진도  Courtesy of Maengwori





 

 


 

 

     아파트 단지의 꽃들,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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