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Big Sur 의 아름다움

by hyounglee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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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북부 캘리포니아에는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고, 4 월과 5 월의 날씨가 예년에 비하여 선선하며


또 늦게까지 비가 자주 내렸다. 이 때문인 지 태평양 해안가에는 야생화들이 늦게, 그러나 화려하게


핀다는 소식이 있었다. 내가 자주 가는 Big Sur 해안의 야생화 핀 풍경과 여름의 석양을 촬영하기


위하여 주말에 느즈막히 집을 나섰다.


Monterey 와 Pacific Grove 의 해안길을 천천히 드라이브하며 주변의 야생화와 하늘, 그리고 바다의


색을 살펴 보았다. 옅은 회색빛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쯤,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눈 아래 노란 야생화가 구름같이 펼쳐 지고 그 끝에는 바다와 바위 섬들이 연결된 풍경이


나타났다. 서둘러 카메라들 메고 야생화 군락 속으로 뛰어 들었다. 해안을 따라 좁고 이리저리 굽은


산책로를 따라 앞뒤좌우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동안 시간은


제 자리에 멈추어 서 있었다. 종종 해안을 따라 날아가는 펠리칸의 모습도 반갑고 새롭게 보였다.


파도 소리와 각종 허브 향기가 있고 노란색의 야생화가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하얗고, 붉은 색의


야생화들이 군데군데 핀, 거칠지만 자연스러운 야생화 단지를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오랫만에 Big Sur 의 McWay Fall 에서 석양을 카메라에 담아 보기로 하였기에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것을 보면서 McWay Fall 로 향했다. 여름은 공기의 온도가 높아 선명한 석양 사진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도 아름다운 장소의 석양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하였다.


오래 기다린 끝에 해는 짧은 시간에 바다 아래로 사라졌다. 석양의 햇살로 붉게 물든 McWay Fall 의


모습과 함께 몇 장의 석양 사진을 얻은 것에 만족하고 어둠이 내리는 길을 떠났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좀 더 완전한 석양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미련이 남아 았었다.


다음날 다시 오후에 Pacific Grove 해안을 찾았다.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지만 서쪽


하늘이 바다와 만나는 곳은 구름이 없었다. 어제에 비하여 쌀쌀하고 강한 바람 속에서 추위를 느끼며


기다린 끝에 황금빛의 석양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해가 바다 아래로 가라앉기 전까지 내 카메라의


셔터가 계속 소리를 내었다. 얼굴과 손 끝이 찬 바다 바람에 얼얼해질 때에 태양은 바다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따뜻하고 향기 짙은 한 잔의 커피가 그리워졌다.  (//blog.naver.com/ny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