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월 말, Filoli Garden 의 수선화 축제에 맞추어 카메라를 메고 이곳을 방문했는 데, 올 해 2 월의
날씨가 차가웠던 탓인지 수선화가 제대로 만발하지 않았다. 정원을 돌아다니며 갓 피기 시작하는
꽃들의 사진을 찍었지만 예년에 보았던, 활짝 핀 수선화와 튜립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려, 일 주일이 지난 주말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정원에는 일 주일 사이에 수선화도 많이 피었고 또 지난주에는 꽃 봉오리만 맺혀 있던 튜립이
꽃 봉오리를 열고 화사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이곳이지만 새롭게 피어나는 꽃들의 아름다움은 작년과 올해가 다르다.
Filoli Garden 의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아름다운 꽃을 발견하면 허리를 굽히고, 때로는 땅 바닥에
무릎을 꿇고 꽃들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으려 노력하다보니 발목과 무릎, 허리,
그리고 목에까지 통증이 느껴진다. 카메라 가방은 점점 무거워지고.
사진은 빛과 장소, 그리고 순간의 예술이다. 오늘, 이곳에서, 현재의 햇살 아래 피어있는 꽃들은
앞으로 다시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에, 카메라 가방의 무게감과 몸 이곳저곳의 통증을
참으며, 꽃 한송이의 아름다움이라도 놓칠까봐 정원의 이곳저것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면서
오늘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많이 카메라에 담으려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