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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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속에 새겨진 학창시절


추억이니, 즐거움이니, 그리움이니,


공주들의 이야기는 아름답기만 했다.


 


애시당초 맞지 않는 교복을 입게 된 무수리가


소위 일류라는 학교를 다니게 된 것은


6학년 담임선생님 덕분이었지.


입학원서 써주고,


입학금 손에 쥐어주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했던가.


버티기 힘든 학교생활, 턱없이 좋은 학교였다.


꼭 같은 교복 속에 친구들


그들과 나 사이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이나 거리가 멀었다.


 


내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하려해도


가정교사다, 과외다, 학원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무수리에게는


도저히 경쟁이 될 수가 없었다.


 


과제물을 준비할 수가 없어


잊어버렸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허구헌날 교실에서 쫓겨나


벌을 설 수밖에 없던 시절



복도에서 벌을 서면서


속절없이 먼 산을 쳐다보며


교실 안에 공주들을 부러워했다.


 


아버지의 돈벌이가 없는 겨울


활짝 핀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에 가을이 싫어진다.


 


말똥이 굴러가도 깔깔거리던 시절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지긋지긋한 배고품에 시달렸다.


 


그 뿐이랴!


출석은 했으나 결석으로 처리되던 서러움


일년에 4번 내는 등록금을 단 한번도


제날짜 안에 납부할 수가 없었다.


 


유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언감생심 공주가 되고 싶었다.


배고픔을 면하려면,


공주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을 하고 또 하고


 


교복을 벗어버린 후


질박한 삶 속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헛손질과 몸부림에 지쳐버렸다.


 


Why me?


지금에 와서야 깨달아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자맥질을 오래 견뎠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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