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월, Monterey 만 앞 바다가 쪽빛으로 변하고 해안가 길에 핑크색 ice plant 가 피기 시작하면 나는
'가고파', '그리워', '그리움', '고향의 노래' 등 우리 가곡들을 들으며 Monterey 만의 바닷가를 자주
찾는다. 파란 하늘과 밝은 햇살, 쪽빛의 바다와 여러가지 꽃들이 만발한 해안길을 드라이브하거나
걸으면 마음 한편은 아름다운 계절과 풍경에 대한 감탄과 즐거움으로 채워지면서 다른 한편은 향수와
허전함이 자리 잡기도 한다. 고도의 행복은 슬픔으로 통한다고 했던가.
Monterey 에서 해안을 따라 Pacific Grove 와 Asilomar, 그리고 Carmel 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미국
생활에서 좀 처럼 만나기 어려운 훍길을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옆으로는 잘 포장된 완만한
곡선의 드리이브 길이 함께 달린다. 도로 옆에는 예쁜 모습의 집들이 각기 특색있는 모습으로 자리를
집고 있고, 바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에는 바위 위에 펠리컨과 가마우찌, 갈매기들이 앉아 있다.
또 바위와 작은 모래사장에는 바다사자와 바다 코끼리들의 게으른 모습들도 볼 수 있다.
파도들은 계속해서 밀려들어와 바위 앞에서 하얗게 부서진다. 골프장의 푸른 잔디와 등대도 있다.
해안길의 곳곳에는 잔디밭과 해송의 그늘이 있고, 벤치들이 놓여 있어 걷다가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앉아 쉴 수도 있다. 잠시 세상일을 잊고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질 수 있는 곳이다.
화창하지만 따갑지 않은 햇살과 신선하지만 차갑지 않은 바다 바람이 좋은날, 핑크색으로 물들어 가는
나의 올레길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