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1970.01.01 09:33

튜립꽃 찾아 떠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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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3 시간 정도 운전을 하고 가야하는 곳에 캘리포니아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수 중 가장


크다는 Clear Lake 가 있다. 그리고 이 호수 주변에는 규모는 작지만 특징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winery 들이 여럿 자리잡고 있다. 이 winery 중에서도 봄이면 3 만 송이 정도의 튜립이 피는 것으로


유명한 winery 가 있고, 이곳은 3 월 말에 튜립이 만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3 월 말의 주말, 오랫동안 벼르고 있었던 Clear Lake 와 튜립 꽃이 상징인 winery 를 향하여 아침


일찍 집을 떠났다.


북쪽으로 길을 달려 샌프란시스코와 금문교를 지나 두 시간여를 달리자 주변의 풍경이 도시를 떠나


포도밭과 목장, 강과 계곡 들로 바뀐다. 한가해진 프리웨이를 조금 더 달려 시골길로 들어서자 길은


이리저리 구불거리고 주변의 풍경은 더욱 인적에서 멀어진다. 길은 산으로 접어들어 한참을 계속해서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달리자 길은 다시 내리막으로 바뀐다. 아득한 아래에 호수가 보이고 멀리에는


아직도 정상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산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 온다.  좁은 산길을 반 시간 정도


달려 내려가자 오래된 마을로 접어 들었다. 작고 초라한 건물들이 호숫가를 따라 들어서 있고


다운타운이라고 해야 몇 안되는 상점들이 오랜 세월과 함께 소리없이 자리 잡고 있다.


호숫가를 따라 난 길을 드라이브하며 낭만적인 풍경을 찾아 보았으나 대부분 낡은 집들과 오래된


보트 선착장들만이 눈이 들어왔다. 호수의 낭만적인 풍경을 포기하고 튜립 꽃이 상징인 winery 를


향했다.


Winery 는 한 눈에 찾을 수 있었다. 퇴색한 호숫가 마을의 끝자락에 정원 가득 화려한 튜립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밝은 모습은 쉽게 눈에 띄었다. 형형색색의 튜립꽃들이 만발한 앞 정원과 뒤편의


잔디밭을 오가며 내 카메라의 셔터가 분주하게 소리를 냈다. 마침 햇살이 기울어져 튜립 꽃잎에


투명하게 비쳐 들어오는 빛은 꽃잎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하였다. 3 시간여의 운전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카메라 가득 튜립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나서, 그냥 winery 를 떠나기가 약간


미안해졌다. Winery 의 tasting room 으로 들어가 튜립꽃이 병에 그려 진 와인을 세 병 구입하였다.


아름다운 튜립꽃들의 모습을 만나게 해 준 작은 보답이라 생각하며, 다시 호숫가를 따라 난 길과 


산길을 달려 먼 길을 돌아오는 마음은 여전히 흥분된 채였다. 차창으로 들어 오는 오후 햇살이 따갑게


느껴졌다. 이제 봄이 떠나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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