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의 감성

by hyounglee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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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파 밸리(Napa Valley)를 자주 찾는 것은 포도주를 즐기기 보다는 이곳에서 다양한 감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 많은 winery 들은 제각기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특성들은 건물과


실내 장식, 정원의 디자인, 꽃과 나무의 선택, 그림과 조각상 등의 아트 작품 전시 등으로 나타난다.


물론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진 포도주의 다양성도 이들의 감성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틈을 내어 나파 밸리를 이곳저곳 돌아다녀 보지만 그동안 내가 경험한 곳들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나파 밸리를 단순히 좋은 기후조건에서 포도 농사를 짓고 포도주를 생산하여 전세계에 판매하는 동네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이곳과 이곳에 사는 사람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이곳은 감성을 생산하고 감성을 판매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들이 판매하는 감성은 비교적


저렴한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값 비싼 것까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한 병에 10 달러 미만인


와인에서부터 한병에 1000 달러 짜리 와인이 같은 장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곳이다. 한끼에 5 달러짜리


식사에서부터 한끼에 600 달러 짜리 식사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하고


무료로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는 winery 와 함께 회원제로 사전 예약을 하여야만 방문할 수 있고


돈을 내야 와인을 맛 볼 수 있는 winery 들이 있다. 건물과 전시되고 있는 예술 작품들도 클래식한


것과 모던한 것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나에게 다행인 것은 우선 예약없이도 방문할 수 있고 정원과 실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winery 들에서도 많은 아름다움과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이 닫혀있고, 방문을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하다는 표시판이 있는 와이너리 앞을 지나가면서 나는 자신에 대하여 슬퍼하거나 그들에


대하여 화를 내지 않는다. 언젠가 내 경제 사정이 허락하면 좀 더 부유한 감성을 보고 느껴 볼 수 있는


날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도 내 삶의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