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으로 기록해 보려고 돌아 다니다 보면 인내심과 함께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사진 동호인들과 함께 금문교의 석양 사진을 찍으러 가기로
한 날. 몇 일 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날씨 예보를 안개 변화와 함께 점검을 하면서 완벽한 날씨를
확신하고 구름 한 점없는 산호세의 하늘을 보며 길을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고
대부분의 날에 구름이 많이 끼는 crystal lake 를 지나는 데에도 하늘은 여전히 파랗다. 오늘은 드디어
화창한 날씨의 금문교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북쪽으로 계속 차를 달리는 데,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서자 앞 쪽에 낮게 구름이 가라 앉아 있는 것이 눈이 들어왔다. 머리 위의 하늘은 여전히 푸른데.
금문교 남단의 공원에 차를 세우고 금문교를 바라 보니 다리 꼭대기는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데 그
아래는 구름에 싸여 있다.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 구름을 서서히 걷어 내고는 있지만 때때로 오히려
금문교를 짙은 구름으로 감싸 버리기도 한다. 구름이 금문교 아래를 지나면서 아치 모양을 만들고
햇살이 구름에 닿아 무지개를 보여 주었다. 평소와 다른 금문교 주변의 풍경을 서둘러 카메라에 담고
금문교를 지나 서북쪽 산의 정상으로 올라 갔다. 예상했던 대로 금문교 아래는 구름에 가려져 있고
금문교 윗 부분과 멀리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왔다. 구름이 조금만 더 걷히면
더욱 멋잇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데, 우선 아쉬운대로 구름 위에 솟은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 주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Point Bonita 등대와 소살리토에서 시간을 보내고 sunset 시간이 맞추어 다시 금문교 서 북쪽의
옛 요새 터에 올랐다. 태양이 머리 위에 있을 때에는 움직임이 느리지만 수평성으로 해가 질 때에는
빠른 속도로 하강한다. 서둘러 카메라의 렌즈와 촬영 모드를 석양 촬영 상황으로 전환하였지만
주변의 많은 석양 관람객들이 촬영 공간을 방해했다. 사진을 몇 장 찍지도 못했는 데 해는 수평선
아래로 사라지고 차가운 밤 바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해가 진 후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까지의
시간이 사진을 찍기 좋은 때이다. 자동차의 불빛이 점점 화려해지는 금문교의 모습과 전등불이
켜지기 시작하는 센프란시스코의 모습을 함께 카메라에 담다보니 추위가 심해졌다. 어느 사이 주변도
깜깜해 졌다. 후레쉬를 켜 들고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 오며 오늘도 자연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음을 깨닫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찾은 작은 아름다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