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절 우리집은 아무리 부지런히 일을해도 넉넉하게 먹고 살수없는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가난한 살림이였다.
원래 없는집에 잔병치례는 더 많은 법이다.
밤늦게까지 이런일 저런일을 가리지 않고 하니
먼지와 소음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 항상 만성피로에 젖어있던 나는
몸이 자주 아팠다.
그래서 혼자의 판단으로 나는 오장육보가 남달리 약하게 태어났나 보다하며
위가 조금만 아프면 얼른 약국으로 달려가서 위장약 사먹고,
머리가 조금 아프면 뇌신 사먹고
다리가 조금 아프면 또 진통제 같은 약사먹고 그리고
여자생각이 안나면 정력이 떨어졌는가보다 해서
개고기 사먹고 그랬다 진짜다..ㅎㅎ^^
좌우지간에 약이다 하면 환장을 하며 약에 의존하며 사는 그런 싱거운 놈이였다.
그리고 감기만 조금 걸려도 엄살에 신음소리에
곧 죽는것 처럼 머리에 띠두르고 난리 치고
사경을 헤매고 나서 죽음에 대해서 긍정하는 철학을
뼈저리게 느낀 사람처럼 폼잡는 꼬락서니 하고는
정말 연기자가 따로 없었다.
완전 그쪽 방면으로는 장래가 무지 밝은 청년이였으니..ㅎㅎ
그렇게 약타령을 하던 어느날 시골 외갓집에 외삼촌 환갑잔치가 있다해서 내려갔을 때였다.
지리한 대중교통을 장시간 타고온 영향인지
온몸의 삭신이쑤시고 노곤하여 누워쉬고 싶어 건너방에 들어갔는데
마침 무슨 약이 경대위에 놓여있는데 혹시 몸살풀리는 약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살짝 꿀꺽 해버렸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얼레리?
내가 왜이러지?..
기분이 아리딸딸 요상한거있지?
어멈?
부엌에서 일하시는 마을 아주머니도 무지 이뻐보이고
엉덩이쪽으로 눈이 실실가면서 거친 숨소리가 나오며
눈이 약간 까뒤집어지고 흥흥흥~~~
아유 몰라 아주 홍콩간 기분이됐다.
그리고는 급기야는 온몸이 확확 달아 올랐다.
골때리데.. 그것은 알고보니
몸살약을 먹은게 아니라 돼지 교배할 때 먹이는 흥분제 였던 것이다..
엄마야~~몰라몰라 우이~씨!
그래서 나 그날 진짜 미친 놈같이 해갖고 참느라고 죽는줄 알았다.
흐미~~하루종일 불뚝불뚝 서갖고 부끌부끌..
동네 여자들은 말 할것도 없고
젬병 돼지 까지도 이뻐 보이고 환장하는 줄 알았다.
어쨌던 그후로는 약이다 하면 좀 조심을 하게된 슬픈역사가
오늘도 나의 가슴 속에 숨어있는 나만의 사연으로
숨쉬고 있더라는 뭐 그런 사실을 여기서 밝히는 바다..
싱거운 시마.
덧붙임: 아웅~~ 약 잘못 먹으면 사람 완전히 또라이 되니 조심들 하시기를..!

1970.01.01 09:33
말 하지 못한 슬픈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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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고.. 참 재미있습니다.. 싱거운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