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가야할 길 ~ ♣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한 자세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이 요구하는 지혜'를 얻기 위해 늘 조심스럽게 '행동'
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겸손한 모습'
을 보이는 것이다.
ㅡ M. 스캇 펙 作, '아직도 가야할 길' 中 ㅡ
오늘 아침, '아침마당'이란 프로의 '생생토크'에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한번 그대로 옮겨와본다.
여) 난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매번 잔소리를 해요. 술먹고 늦게 들어
오는 것은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줄이는 행위이기에 되도록 남편과 오래도록 해로
하고 싶은 저로서는 남편의 그런 행위에 대해 매번 잔소리를 안할 수가 없어요.
이건 다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 자녀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매번 잔소리를 안할 수가 없어요
옆집 남편, 옆집 자식 같으면야 이런 잔소리 할 필요조차 없죠. 그들을 사랑하지는
않으니까. 이런 잔소리들도 다 내 사랑의 표현인데 남편은 듣기 싫어하거든요.
남) 그런 아내들의 입에서 나오는 잔소리의 뉘앙스를 우리 남편들은 아주 잘 알지요.
아내가 정말 남편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조심스럽게 하는 말인지, 그게
아니라 남편이 술먹고 들어온 행위 자체가 괜히 꼴보기 싫어서 단순 화풀이나 짜증
혹은 신경질을 내는 것인지 남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은 그 차이를 모르진 않아요.
문제는 대부분의 아내들의 잔소리가 정말 사랑, 염려하는 목소리톤이 결코 아니라는
거죠. 그냥 싫은 거예요. 자녀가 공부 안하는 꼴을 괜히 보기가 싫고 남편이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꼴을 아예 보기가 싫은 거죠. 그걸 남자들도 다 아니까 듣기
싫어하는 거구요.
이런 사랑의 엇박자는 비단 부부 사이나 자녀와의 사이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불같은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들에게도 마찬가지.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해놓고
자기 위주의 사랑을 해나가기를 원하며 상대방을 이끈다.
소유, 집착에 빠지며 매순간 상대에게 의존하고 매일 한몸처럼 붙어 다녀야 안심이
되며 꼬치꼬치 캐묻고 통제, 구속하려 든다.
그것은 '애착결핍'에서 발생된 '이기주의'일 뿐이지 결코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
기는 힘들다.
그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사랑이라 이름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자기 희생이나 헌신이라고 착각하지도 말라.
자기희생이나 헌신, 충성, 복종, 순종, 무조건적 허용, 포기, 체념.. 따위는 결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자기 만족이나 자기 편리, 무기력이나
무의욕 상태에서 나온 것들인지 모른다.
소유, 집착, 의존, 통제, 구속에의 욕망 등이 '사랑의 새디즘' 정도에 속할 수 있다면
자기희생, 헌신, 순종 등은 '사랑의 마조히즘' 정도에 불과할 뿐, 그것 역시 감히
'진정한 사랑'이라 이름할 수는 없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가인 스캇 펙에 의하면,
'사랑은 둘 사이의 자아영역을 확대해나가는 기나긴 작업 과정'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단순한 느낌이나 감정 혹은 한눈에 뿅가는 열정 그 자체가 아니라는 거다.
그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자신이나 상대방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 확장시키려는
의지와 책임감'이라고..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은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녔기 때문이다 라고.
그 의지야말로 단순한 느낌으로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사랑'과 '사랑의 느낌'을 혼동하는 보통 사람들은 온갖 종류의 자기 기만을 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 속에서 사랑하는 느낌의 증거를 찾는 일은 쉽고도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한 행동 속에서 사랑의 증거를 찾는 일은 어렵고도 고통스럽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의지적인 행동이며 그것은 사랑의 순간적인 느낌이나
단순한 애착의 단계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므로 차라리 사랑을 이렇게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랑이란 행동하는 중에 보여지는 것이다." 라고.
즉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은 '선'과 '악'처럼 명확히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것이지
주관적인 착각현상이 아니라는 거다.
사랑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게 집중하는 것이지만 그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다.
낭만적인 사랑에 빠지는 것은 열정만 있으면 되지만 의지적인 사랑에는 노력과
인내와 절제가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은 독립과 분리와 홀로서기이며 두터운
책임감이다.
사랑은 상대방이 바로 보도록 일깨우는 힘이되, 상대방이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말과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상대방의 상황에 맞게 일깨우지 못하는 것은, 자기 딴엔 사랑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단순비판이나 훈계, 잔소리에 그치게 하여 오히려 둘사이를 악화시킨다.
많이 사랑하면 할수록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때 조심스러워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이기에 인간사를 좌지우지 하려는가? 내게 무슨 권한이 있기에 가족, 친구,
연인에대해 감히 이래라 저래라 결정하는가?
누가 감히 자신의 판단을 믿고 이 세상을 자기 의지대로 이끌 수 있는가?
내가 무엇이기에 절대자 조물주 행세를 하는가?
바로 이것이 사랑의 모험이다. 이러한 고뇌스러운 자기 인식이 없이 그저 오만한
태도로 상대에게, 사랑의 미명하에,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권력이나 영향력이란
게 신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만 잘못 행사해
세상을 파멸시키기도, 둘사이를 악화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이 요구하는 지혜를 얻기 위해 행동한다.
또 그 일이 신과 같은 일임을 잘 안다.
사랑은 우리의 역할이 신과 같은 역할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의식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은 신의 역할에 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에,
부주의한 행동이나 무성의한 언행 혹은 남에게 상처주는 언행 따위를 행하면서,
감히 사랑이라 이름하지는 않는다.
즉 신으로부터 내려온 이 '사랑'이라는 것을 하려는 자들은 진정 '겸손'부터 몸에
익히는 자들이다. 그 과정은 정말 지난하다.
어찌 보면 사랑은 훈련되는 것이고 사랑은 두 사람의 정신치료 과정이자
두 자아의 동시확대와도 같은 기나긴 과정이기 때문이다 라고.
요즘 새삼 읽고 있는 책인데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나는 진정 사랑다운 사랑을 했었는가, 지금도 사랑다운 사랑을 하고 있는가, 또한
앞으로는...!
그렇다면 내 사랑은 두 자아를 동시에 성장, 확대시킬 수 있는 '참다운 사랑'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블로그 친구들과 함께 한번 깊이 생각해보고 싶어 이 책
한권을 감히 소개해본다.
지인의 글입니다..
잠실 올림픽 경기장.. 10월 30일까지 디자인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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