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아프단다

by siskin1004 posted Jan 01, 197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가 가장 아프단다....유안진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 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이 집엔 누가 살까?... '좋은 생각'에서


출근길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아파트 베란다가 천국의 문이 되었습니다.
한숨에 달려가 카메라를 들고 나옵니다.


집집마다 화분 몇개씩은 있지만,
모두들 자기가 보기좋게 안쪽에다 두는데,
이집 주인은 남들이 보라고
바깥에 내다 걸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얼굴에 웃슴꽃이 핍니다.
아마 마음에도 꽃이 피었을 것입니다.


이 집엔 어떤 분이 살고 있을까?
아마도 꽃처럼 아름다운 분 들이겠지?
괜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
얼굴이라도 보고싶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