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숭례문아

by 5443738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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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린다


무너져 내린다



한민족의 얼이


무너져 내린다



털썩 와르르
털썩 와르르


 


아 가슴이 탄다 가슴이 탄다
숭례문이 무너지듯이  이 겨레의 가슴이 탄다
털 썩 와르르 
털 썩 와르르


 


시뻘건 불길이  이 나라의 얼굴을 불사른다
불길은 잡지 않고 물만 뿌려 대누나
6백년의 역사는  무너져 내리는데
5000년의 얼이 무너져 내리는데
화 마의 불길은 멈출 줄 모르누나


 


아, 숭례문이여
숭례문이여
나는 너를 생각한다
이 땅을 생각한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30년을
묵묵히 견디며 이 나라를 지켜왔던 너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너
동족상잔의  6.25 때도 견뎌온 너
그런데 이게 웬일이냐
 
네가 무너지고 있다
불길에 휩싸여 무너지고 있다
아, 숭례문아
아 숭례문아 
너는 보았지
이 나라가 가난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이 겨레에게 밥을 주었고
이 나라가  권력 횡포에 시달릴 때  자유를  주었지


아 숭례문아
아 숭례문아



너는 묵묵히 있다가
그런 참혹한 몰골이 되었느냐
나는  안다
이제 사
네가  분노한 이유를


거리는 넓어지고
빌딩과 아파트 숲은 하늘을 찌르건만
이 나라
이 겨레의  가슴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거리는 젊은이들의 물결이 홍수를 이르고 있건만
불안한 하루의 아침을 걷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아, 너는 알고 있지
간신히 만들어 놓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 던져지는 순간
절망으로 만든  군상들을  너는 혐오하였다


아아 !
숭례문아
아아!
숭례문아
누군가 말하더라



미국의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의 파리에는 승리의 개선문
독일의 베를린에는 통일의 브란덴부르크 문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의  희망의  예수 상처럼
우리나라에  자랑스러웠던   숭례문
그 이름 국보1호가 자랑스러웠었다고


나는 안다
우리나라의 희망이었던
1960년대
무작정 상경했을 때
서울역에 내리어
갈곳이 어디인가를
찾고 방황하고 있을 때 묵묵히  나를 인도했던 너
너는 이제  참혹한 얼굴로 변해지고 있구나


 


털썩 와르르
털썩 와르르
이 나라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 나라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아아
국보1호가 무너지고 있다
국보 1호가 무너지고 있다
이 나라의 얼굴이 무너지고 있다
이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


숭례문아
숭례문아
불에 타고남은 너의 참혹한 모습을 보러갔었다
모두가
모두가
울고 있었다
울고 있었다



애써  감춘  얼굴 속에 모두 가 모두 가 울고 있었다


아아,
어둠의 질곡에서
어둠의 골짜기에서
이제  새 나라를 기다리고 있는
이 땅에 기어코  너의 모습을 그렇게 보여 주는 이유를
나는 알리라
나는 알리라


하지만
하지만
나는 싫다
나는  싫다
너의 참혹한  모습을
200억 원이 들든
2000억 원이 들든
나는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 온
네가 더 그리우니라


아아
숭례문아 
실컷 울어다오  숭례문아
실컷 울어다오  숭례문아



우리도 울고 있다
우리도 울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 놓은 이 나라이냐?
네가 있음으로서
네가 있음으로서
우리는 삶이 있었다
무거운 망치가 힘이 있었다 
아아,
무거운 밤을
무거운 밤을
새로 밝히는 날을 앞두고
너는  그렇게 600년의  지킴을 버렸구나


 


하지만
하지만
꿈은 버리지 않으리
꿈은 버리지 않으리
너의 모습이 다시 되살아 날 그 날 까지
 지난 날 치욕을 되씹으며  새날을 기다리겠노라


아, 숭례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