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워보시지 않은 분은 그 부모의 심정을 정작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지 않은 분은 하늘을 보며 그 마음에
피눈물을 흘리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평생을 하루같이 일기를 쓰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이제는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기도합니다.
이글은 1999년 4월 23일, 미주 한국일보에 났던 제 기사입니다.
아버지, 아버지
이제는 불러도 대답이 없으신 아버지...
지금이라도 당장 "광필아" 하실 것 같은 아버지...
아무리 편찮으셔도 마냥 제곁에 계실 것 같았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이제는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살아계시지 않단 말입니까 ?
왜 마지막 가시는 길에 제가 아버지 곁에 있질 못 하였나요 ?
아버지, 아버지 절 용서하세요.
제가 결국은 아버지를 이런 고통속에서 돌아가시게 했군요.
용서하세요, 아버지 용서하세요. 하나님, 제 아버지를 돌려주세요.
왜 우리 주위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허망하게 떠나야 한단 말입니까 ?
우리 인생이 이렇게도 짧고 허무하단 말입니까 ?
이국만리 공부한답시고, 일한답시고 늙어가시는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보지 못한 이 불효를 이제 어찌해야 좋단 말입니까 ?
저는 아무것도 아버지를 위해 해드린 일이 없습니다.
언제나 걱정만 끼쳐 드렸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훌륭한 의지와 많은 재능으로 열심히 사셨읍니다.
언제나 어느 누구보다도 명철하고, 명확하게 가족을 위해, 또 저를 위해
냉철한 판단을 내려 주셨고, 늘 따뜻한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제아이들에겐 늘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이제 전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입니까 ?
마지막 순간까지도 저에게 올바르게 사는 길을 가르쳐 주시던 아버지 !
저는 이제 어디서 그런 제 마음의 충고자를 찾아야 합니까 ?
용서하세요, 아버지 !
결국 제가 이렇게 아버지를 고통속에서 보내드리고 말았군요.
성경에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그래요, 아버지는 거듭나셨으니 꼭 좋은 곳으로 가셨을 꺼예요.
그런데, 왜 왜 전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 아버지 !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
하리니 나팔소리가 나매, 죽은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고, 우리도 변화하리라."
그래요, 아버지 훗날 우리 만나요.
저 올바르게 이제부터라도 살께요.
아버지, 아버지 절 용서해 주세요.
이 불효자를 말이예요.
"주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 남은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 그러므로 이 여러말로
서로 위로하라."
그래요, 아버지 !
이제 남은 저희들도 힘을 내서 아버지처럼 열심히 살아야 겠지요.
하지만 때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을땐
어떻게 하죠 ? 어떻게 하죠 ? 말씀 좀 해 보세요. 아버지.
"인생은 그 날의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 곳이 다시
알지 못 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미치리니 곧 그 언약을 지키고 그 법도를
기억하며 행하는 자에게로다."
그래요, 아버지. 저, 아버지께서 늘 말씀해 주신대로
이제는 올바르게 살께요. 그래서 훗날 우리 만나요.
다시는 이런 슬픔도 고통도 없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
아니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나라에서 뵈어요, 아버지.
아버지, 사랑해요.
사랑해요. 아버지. 영원히 사랑해요.
주님, 아버지를 부탁해요.
불효자 광필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