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지는 낙엽처럼가을은 그렇게 고독 속으로 저물어 가고 사랑을 이루지 못해홀로된 자들의 가슴에 그리움이 쌓여간다. 가을아! 너의 그 찬란한 나신(裸身)으로 사랑을 잃은 자들을 애무하여라. 헐벗은 나목(裸木) 위로 가을햇살 그윽하듯 그렇게 사랑을 노래하여라. 사랑아! 가는 계절을 슬퍼 말아라. 허허로운 들녘 풀은 마르고 타다 남은 낙엽마저 진다해도어느새, 가슴 가득 고독이 찾아오면 슬픔 따위는 잊을 수 있겠구나.아, 가을이여 사랑이여!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하는 또 한 번의 가을. 또 한 번의 사랑.그리고 별리(別離)의 노래. 시인 선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