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매미야~!

by cima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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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五德


계절은 아직 윤 7월달이라고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으스스한 찬바람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이제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들녘에 누런 황금물결이 일렁이고...
오곡백과가 풍성해지는 황금 빛 가을~!

그런데...
이처럼 모든 것이 ..
찬란하게만 느껴지는 이 계절을...

온통 슬픔으로만...
받아드려야 하는 곤충이 있습니다.





여름 내내 ..
쏟아지는 뙤약볕 아래에서...

♬맴맴맴맴 매~~앰~♪ ...
한 줄기 소나기처럼 울어주던 매미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어두운 땅 속에서 ..
7년여 세월을 준비한 끝에....

가까스로 세상밖에 나왔던 매미들~!

그러나 이제 가을이 오면....
모두들 어디로 떠나야만 할까요?




어느 신문칼럼을 보니.....

중국 진(晉)나라 때, 육운이라는 사람은....

매미에게....

'문청염검신(文淸廉檢信)'이라는...
다섯 가지 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머리 모양새가 선비의 갓끈을 닮았으니...
글을 안다는 것이고....문(文)

맑은 이슬만 먹고 사니
청빈하다는 것이며....청(淸)

사람 먹는 곡식은 손대지 않으니
염치가 있을 뿐 아니라....염(廉)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나무 그늘에서 사니
검소하기도 하고....검(檢)

철에 맞추어 울면서 절도를 지키니 ... 신의가 있다는... 신(信)

오덕(五德)을 말했던 것이지요.





비록 매미는...
짧은 생을 살다 가는 작은 미물에 불과하지만....

무식하고...
탐욕스러우며...

염치도 없고...
사치를 마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의마저 없는 ...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

오덕을 갖춘
매미마저 못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종종 해 보게 됩니다.





매미 소리가 잦아들 무렵이면....
섬돌 밑 귀뚜라미가 그 뒤를 이으면서...

사그락~ 사그락~ 가을이 익어가겠지요.

그런데 사실...
가을이 오면 매미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걱정하는 척 하는 이 마음은.....

어쩌면 ....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는 ...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려는 ....
위선의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흐르는 세월에 스물스물 다가온 가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매미~!

그 동안 귀를 즐겁게 해 준 매미의..
오덕을 배워보며....

그래도 석별의 인사라도 해야 하겠지요.

아디오스~ 아미고....
잘 가라~! 매미야~!

내년에 또 보자~!!



      Andante 12곡 연속듣기

      01. My Love
      02. First Love
      03. The Letter
      04. Love Is
      05. Beloved
      06. Beautiful Days
      07. A Tale In Heaven
      08. Pathetique
      09. The Sea
      10. Tears1
      11. Tears2
      12. Gloomy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