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 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 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
.
아아, 가을이
.
.
.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 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 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詩 김용채- 첫 가을 편지-
*****
작은 공원에 분수가 있습니다.
여름날엔 솟구치는 물줄기속으로
어린애들 모양 뛰어들고 싶었거든요
근데 오늘은요
바람결에 날리는 물방울이 성가시드라구요.
참 우습지요?
그러는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던 사람에게
등돌리고 딴놈과 눈맞아 돌아서는 배신자 같았어요.
여름은 내가 버린 지나간 연인이구
가을은 이제부터 내가 좋아할
내 새로운 사.랑.이거든요.
때론 아프게
때론 뜨겁게
마지막 사랑인듯
불태워 볼랍니다.
새끼강아지 걸음처럼 살금살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우리곁에 와 있습니다.
맹워리가
♬ 銀髮-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 Georgia O'keef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