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을편지

by jsjmami posted Jan 01,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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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 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 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


.


아아, 가을이


.


.


.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 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 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詩 김용채- 첫 가을 편지-


 *****


 


작은 공원에 분수가 있습니다.


여름날엔 솟구치는 물줄기속으로


어린애들 모양 뛰어들고 싶었거든요


 


근데 오늘은요


바람결에 날리는 물방울이 성가시드라구요.


 


참 우습지요?


그러는 내가


미치도록 좋아하던 사람에게


등돌리고 딴놈과 눈맞아 돌아서는 배신자 같았어요.


 


여름은 내가 버린 지나간 연인이구


가을은 이제부터 내가 좋아할


내 새로운 사.랑.이거든요.


 


때론 아프게


때론 뜨겁게


마지막 사랑인듯


불태워 볼랍니다.


 


새끼강아지 걸음처럼 살금살금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우리곁에 와 있습니다.


 


맹워리가


 


♬ 銀髮-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 Georgia O'keef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