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리집 뒷마당에 있는 개에게서 미적분학의 해답을
다그치는 거나 다름이 없다고 자포자기하며
예전 대학다니던 시절 수학과 웹싸이트들을 무심코 뒤져봤다.
이제는 알아보기도 힘든 교수님들, 후배나 동기들중에 교수가 된 사람들,
그리고 이제는 이세상 사람이 아닌 은사님들, 그리고 또한 그런 후배들도 있었다.
예전의 교실들도 볼 수 있었고, 그곳에 내 모습과 친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내 친구가 짝사랑하던 후배 여학생의 사진을 물끄러미 보며
늘 수학얘기와 그 여학생얘기만 하던 그 친구의 음성을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구나 생각해봤다.
그 친구는 술만 처먹더니 결국 위에 빵구가 나서 죽어버렸다.
개자식, 넌 나와 늘 수학과에서 강적이었는데 ...
이제는 나도 쉬고 싶다.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기고 간 사람들, 그리고 같은 세대를
서로 쓸데없이 고민만 하고 웃다가 지나간 친구들의 모습 ...
그냥 그냥 묻어두고 싶다.
참 다시 못올 아름다운 시절들이었다.
광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