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2005.02.16 00:00

마지막 자존심.

조회 수 39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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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자존심
       

      친구 모임에 가는길 지하철 안에서 눈이 피곤하여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누군가가 꼭꼭 손등을 찌른다.

      눈을 뜨고 보니 단정하게 옷을 갖추워 입고 품위까지 있어
      보이는 늙스그레한 여자 노인이 손에는 껌인지 바늘 쌈인지를
      들고 그걸 사달라는 시늉인것 같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핸드백을 열고 눈에 뜨이는 천원짜리 한장을
      내밀며 물건은 필요 없다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노인은 들고 있던 껌을 잽싸게 나의 빽 속에 던지듯이 넣고는
      얼른 다른 젊은 사람 앞으로 가서 또 그러고 있는게 아닌가 ? !

      내 뜻을 알리기 위해 일어나 다시 물건을 돌려 주는것은 유난한것
      같아서 짐짓 못이기는체 가만히 있으면서.....

      아 ! 이게 그 노인의 마지막 자존심이구나 !

      연민과 안 쓰런 마음이 동시에 일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손주들 재롱이나
      볼 연세에 어쩌다가 저리 앞앞이 저러고 다닐수 밖에 없게 되었을까 ....

      지금 까지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지만 유난히
      그 노인의 모습을 한동안 지울수가 없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네 인생살이라는게 너무나 변수가 많고 한결 같지가 않다.
      여자가 집안에서 살림 잘하고 아이만 잘 키웠다고 해서

      완벽히 노후가 편안해 지는것도 아닌것 같고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을 키우는데 진력을 다하느라 노후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으리라.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국가가 개개인에게 평안한 노후를 보장해 주는것도
      아니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너부나 빠른 속도로 변해가니 적응하기도
      힘들고 생각하면 어지럽고 아찔하기도 하다.

      언젠가 몇년 전 북구 노르웨이 스웨덴 쪽에 여행을 갔을때 길 아래쪽에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자리에 지붕색이

      빨간집 발코니에 야외용 하얀 테이블에 의자가 서넛 놓여 있어 아늑하고
      멋이 있어 보여 저런 집에 사는 이곳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
      하고 생각 했더니 가이드의 말이...

      이차 대전후 노르웨이의 산업이 너무나 급속히 발전하여 남녀노소 할것 없이
      전원 산업전선에 나서서 일하기에 여념이 없어 여자들이 결혼할 시간이

      없었는데 그 결과 완벽한 노후 보장은 되었지만 가족이 없어서 그집이
      여자들이 혼자 그냥 그렇게 집을 꾸며 놓고 가정을 그리워 하며
      혼자 쓸쓸히 그렇게 노후를 살아가고 있단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완벽하게 편안한 노후는 보장 되었지만
      반대 급부로 가정를 이룰수 없었던 그런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요사히 우리 사회도 점점 그런 경향으로 흘러 가는것만 같아서
      마음이 조금은 씁쓰름 하다.

      정말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05년 2월 16일 이용분(7)


      • 윤준근 2005.02.16 00:00
        선배님 새해 인사도 못드리고 벌써 2월 말경입니다.건강하세요.자존심도 건강앞에는 무너지거든요. 몸 많이 움직이시고 모임에도 자주 나가시고 ....^^
      • 이용분 2005.02.16 00:00
        조경자 후배님 반갑습니다.

        오늘은 온누리가 하얗게 흰 눈으로 덮였군요.
        눈이 오니 요 몇일 춥던 추위도
        좀 사그러 지는것 같아요.

        환절기에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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