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저도 여기 농사 가을걷이한 이야기 저희 홈에 올렸던 것 가져왔습니다~
선배님도 늘 건강하세요~^^*
올 한 해 처음 해보았던 밭농사 가을걷이를하러 갔었다.
주변의 논과 밭은 모두 걷이를 끝내 텅 비어있고
아래쪽 과수원도 벌써 월동준비를 끝낸 듯
나무 줄기를 짚으로 꼼꼼이 잘 둘러놓았다.
우리 밭에는 지난번 미처 뽑아버리지못한 고추줄기에
몇 개 남았던 고추가 백발의 노인처럼 아주 하얗게 세어버려 달려있고
김장용으로 심어놓은 배추와 무는 제법 탐스럽게 자라있었다.
비록 배추애벌레들의 만찬으로 사방에 뽕뽕뽕뽕 구멍이 뚤려있긴했지만
돈 주고도 못 볼 현상이니 그조차도 싱그러웠다~^^*
덤으로 옆집 밭에 군데군데 남겨진 달랑무와 갓, 파까지 다 걷어
따스한 가을햇살을 받으며 밭둑에 앉아 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동물이 우리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무언가 하고 놀라 바라보는데 어느새 쏜살같이 우리 곁을 스쳐
뒷 산으로 뛰어올가는데 보니 고라니였다.
좀전에 뒷산에서 계속 무언가 몰이하는 듯한 남자들의 고함이 들리더니
한참만에 큰박스를 차에 실으려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었는데
그 안에 고라니가 잡혀들어있다가 구사일생으로 박차고 탈출해
다시 산으로 도망가는 것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저 귀여운 고라니를 먹겠다고... 몹쓸 남자들....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던
고라니의 절박했던 위기에 가슴이 서늘하다.
내년엔 그 고라니가 올해 우리 밭에서 따먹은 콩잎 보다 더 많게
뒷산쪽 밭 가장자리에 콩을 더 심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옥수수도 좋아할지 모르니 옥수수도 더 심고....
아무쪼록 추운 겨울 잘 나고,
하얀 눈 속에서 고운 꿈 꾸며
이 노래 가사처럼 부디 '잘 쉬어라 쉬어~" 라 말해주고 싶다.
아무에게도 잡히지말고 부디 평온하게 잘 쉬기를 빌고 빌며......
♬ 켄터기 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