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울님들 가정은 김장이 다 끝나셨을까요? 서울에서야 아직은 이르겠지요? 하기사 요즈음은 김장철이 따로 필요 없을만큼 김치 냉장고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달랑무(일명 알타리)와 배추를 뽑기 위하여 옆지기와 아들을 대동하고 밭으로 향했습니다. 옆지기와 아들은 배추, 저는 달랑무를 뽑았지요. 늦게 파종을 한 탓인가 달랑무의 크기는 천차만별! 큰 것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작은 것은 갓난아기 손가락같은 것도 있었답니다. 돌아가신 시모님께서 치아가 좋지 않으셨을 때 일부러 작은 것을 골라서 담그셨던 생각을 하며 하나라도 흘릴세라 열심히 뽑았지요.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은 황량하기 그지없었지요. 배추만이 남아 푸른 빛을 띠며 외로운 밭을 지키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 눈에 뜨이는 것이 있었으니 겨울 나물! 별다른 것은 아니랍니다. 왜포나물 (일명 망초, 담배나물로 불리기도 하지요)과 밥보재나물이 눈에 뜨인 것이었습니다. 밥보재 나물은 오줌독이라는 풀과 비슷하여 헷갈리기 쉬운데 오줌독이라는 풀은 먹을 수가 없답니다. 눈에 뜨이는 대로 도려냈지요. 나물도 계절을 아는가 땅바닥에 들러붙듯이 나있어 자연의 섭리에 감탄을 하게 하였습니다. 잠시 도려 내었건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만큼 많은 양이 되었으니 마음이 푸근하였습니다. 별다른 양념이 없이도 고추장에 기본 양념만으로도 맛있는 반찬이 되어 식구들의 입을 즐겁게 하였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잠시의 수고로 반찬 한가지 뚝딱! 웰빙을 부르짖는 요즈음에 웰빙 반찬이 밥상에 올려진 것이었답니다. 더 늦기전에 울님들도 들에 나가시게 되면 도려다가 만들어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계절 탓인가 땅에 착 붙어서 색깔조차 짙은 색을 띠고 있답니다. 질기지나 않을까 걱정하시겠지만 괜찮습니다. 눈에 뜨이거든 도려다가 맛깔지게 무쳐서 드셔 보세요. 후회는 하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마 그 맛에 "아! 그렇구나! " 하실 테니까요. 행복이 가득한 휴일 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