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한가위 폭풍....

by Skylark posted Sep 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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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 한가위 폭풍....


      이제 팔월 한가위 큰 폭풍은 지나갔다.

      서울에 사는 자손들은 하던 온갖 일 모두 제치고
      밤새 길 돋우고 고향산천 시골 계신 부모님 곁으로...

      시골 사시는 부모님은 싸립문 앞에 몸 기대어
      이마에 손바닥 올려 자식 기다리기에 지쳐서

      이제는 아예 맨 처음 딴 햇 대추 햇 밤 햇고구마
      고추 마늘 양념 깨소금 보따리들...

      어쩌면 당신 몸 무게 보다 더 무거울 만물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지고
      서울 상경 길에 나섰다. .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그 아무도 말릴수 없는 노도와 같은 이 물결들....

      흔들리는 차창에 몸 기대어서
      차 멀미 노독도 불사하고

      노구를 이끌고
      자식들 손자 손녀들을 만날 기쁨에

      어린 아해 같은 마음들은 ....
      두둥실 떠 있는 저 둥그런 한가위 보름달 보다 더 환하다.

      번거롭고 귀찮기도 하고 힘든 이런 일들이
      얼마만한 큰 기쁨을 주는지를 일찍이 모르던 일.

      이제 나이 들고 몸 고달퍼지니
      서로 마주 보고 웃고 얘기하고

      몸 비비고
      옛일을 상기하며 얻는 이 기쁨...
      이 위안들이란 그 무엇에 비할까 !!....

      살아 있을 동안은
      서로 영원히 헤어지거나
      절대로 잊혀지면 안 된다는

      절대 안 된다는
      새로운 다짐들을 하고
      마음 가득 가득 정들을 충전시키고

      서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힘든 귀경 길
      귀향 길들을 떠나 간다.

      다시 만날 날을 굳게 굳게 기약을 하면서.....


      04년 9월 29일 이 용분(7)